시사

시사 > 전체기사

“연말 대목 앞두고 방역패스라니”…시름 깊어진 소상공인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헬스장 입구에 백신패스 시행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방역패스’가 적용되기 하루 전인 5일 오후. 인천 서구의 한 횟집 사장 김모(59)씨는 예약 장부를 열어 보였다. 이번주에만 14명 단체 회식이 취소됐다고 했다. 단체 예약이 들어와서 부른 아르바이트생들은 예약이 취소돼 현금 2만원 정도를 주고 돌려보내야 했다.

김씨는 “하루에도 2~3건씩 예약이 취소되니 속이 탄다”며 “지난주 일주일 매출이 67만5000원이었으니 (얼마나 힘든지) 알 만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는 “주말 3일 동안 테이블에 비치된 초장이 거의 줄지 않았다”며 “손님이 없어 채소가 물러버리니까 비싸더라도 일반 마트에서 조금씩 사서 쓴다”고 말했다.

6일 0시부터 식당과 카페에서 ‘방역패스’가 적용되면서 자영업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처음 적용되는 방역패스가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확진자 수가 사상 최대인 상황에서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적잖다. 위드 코로나 시행 한 달여 만에 다시 방역이 강화되면서 연말 대목을 앞두고 시름이 깊어졌다.

위드 코로나로 활기를 찾았던 주택가의 식당들도 다시 한산해졌다. 손님들보다 오토바이가 더 많았다. 서울 송파구 식당가의 한 돈가스집에는 10분 동안 배달원 5명이 몰렸다. 그 와중에도 배달 알람이 계속해서 울렸다. 돈가스집 사장 박모(52)씨는 “날씨도 춥고 확진자도 많이 나오고 방역패스도 한다고 해서 그런지 유난히 홀 손님이 없다”며 “근처 술집들은 오늘 아예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방역패스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백신 접종 여부는 QR체크인 할 때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자예방접종 증명서를 1회 이상 발급받아야 한다. 발급을 받지 않았거나 재발급을 받아야 하는 경우 입장이 지연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경기도 성남의 한 냉면집에서 일하는 50대 여성은 “바쁜 점심시간에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번거롭고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이런 것 왜 하느냐며 화부터 내는 손님, 확인도 안 됐는데 대충 넘어가자는 손님이 한 둘이 아닐 것”이라고 걱정했다.


방역패스를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며 카페를 운영하는 장모(42)씨는 최근 들어 가게에서 감염될까 걱정하는 날들이 많았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아이들 학교와 유치원을 혼란에 빠뜨릴까 염려됐기 때문이다.

장씨는 “위드 코로나 이후에 마스크를 잘 안 쓰는 손님들이 부쩍 늘어서 불안했다”며 “카페에서 마스크를 아예 벗지 못하게 할 수는 없으니 방역패스가 최소한의 방패막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일 ‘특별방역 점검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식당과 카페에는 최대 모임 인원수가 6명으로 제한되고, 백신 미접종자는 1명을 넘을 수 없도록 제한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5000명을 넘어서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되면서 내놓은 특단의 조치다.

식당과 카페에 처음으로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하자 소상공인 단체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사적모임 허용인원 축소와 방역패스 확대 적용은 인원을 제한하는 영업제한 행정명령으로 손실보상법에 따라 온전한 손실보상안이 수립돼야 한다”며 “직접 행정명령 대상 업종뿐 아니라 관계 업종까지 폭넓게 손실보상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수정 정신영 기자 thursda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