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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최초감염 목사 부부, 도 넘은 신상털기 논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국내 첫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감염자인 40대 목사 부부가 신상털기와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5000명 안팎으로 치솟는 등 국내 코로나가 확산세에 접어들면서 이들에 대한 비난과 공격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온라인상에 개인 정보가 퍼지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도 나온다.

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미크론 찾았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A씨 부부의 얼굴과 이름이 나온 사진이 첨부됐다. A씨 부부가 다닌 인천 모 교회의 담임목사 신상도 함께 공개됐다.

이들 부부의 개인정보는 맘카페와 카카오톡을 통해 인천 내 지역사회에 빠르게 퍼졌다. 이날 한 맘카페에는 ‘목사 부부 결국 신상 다 털렸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불법이기에 저는 (관련 내용을) 올리지 않는다”면서도 “신상까지 털린 마당에 인천에서 얼굴 못 들고 살겠다”고 적었다.

네이버 카페 갈무리

이 글에 지역 주민들은 A씨 부부가 역학조사 때 거짓 진술을 한 바람에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주민들은 “신상이 털려도 할 말 없다. 자업자득”, “거짓말했는데 신상 안 털리는 게 이상한 거다”, “신상 털려도 싸다”라며 신상 공개를 옹호했다. A씨 부부의 신상 정보를 알고 싶다는 댓글도 수십 개가 달렸다.

반면 신상털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 주민들은 A씨 부부의 자녀 이름, 다니는 학교까지 언급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한 주민은 “신상을 털면 마음이 풀리냐”며 “아이 생각해서 좀 하지 말자. 부모 신상이 공개되면 아이 신상도 같이 공개된다. 다들 정신 차려라”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그 집 애가 불쌍한 게 아니고, 그 집으로 인해 코로나에 걸리는 애들이 불쌍한 거다”, “마녀사냥? 그 사람들 때문에 미추홀구는 쑥대밭이 됐다. 이 일로 평생 후유증 갖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아이들과 어른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의 댓글이 달리며 비난이 계속됐다.

온라인상에 A씨 부부의 신상정보를 비롯해 소속 교회나 담임 목사와 관련한 정보, 이들 자녀가 다니는 학교 이름까지 언급되는 것은 도를 넘어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목사 부부의 행위가 도덕적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그것이 법적인 테두리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인의 신상 정보를 무분별하게 퍼뜨리거나 이들을 직간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라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인천 미추홀구 모 교회 소속인 40대 목사 A씨 부부는 나이지리아에 갔다가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다음 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 1일 국내 첫 변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판명됐다.

이들 부부는 역학조사에서 ‘귀국 당시 지인 B씨의 차량이 아닌 방역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이 때문에 밀접접촉자에서 제외된 B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수일간 지역 사회를 돌아다녔고, 수많은 사람과 접촉해 변이 감염이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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