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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공무원 北피살 자료 공개 못해”…유족 “뭘 숨기나”

청와대, ‘정보 공개’ 판결에 항소
野 “자진 월북 아니라는 의혹”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이 탑승했던 무궁화 10호 선체 모습. 인천해경 제공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지난해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불복, 항소한 것으로 6일 나타났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해양경찰청은 최근 소송대리인을 통해 서울행정법원 11부에 항소장을 냈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국가안보실장·국방부장관·해양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청와대가 국방부·해경·해양수산부와 주고받은 보고·지시 관련 서류 등 3건을 공개하라고 주문했다. 정보 중에는 ‘북측의 실종자 해상 발견 경위’ ‘군사분계선 인근 해상(연평도)에서 일어난 실종사건’ 관련 정보 등이 포함됐다.

해경이 공개하지 않은 수사 정보에 대해서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수사절차의 투명성 확보 등은 (공개할 때의 이익이) 비공개를 통한 이익보다 작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씨가 국방부를 상대로 낸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파일 공개 등 정보공개 청구는 기각 또는 각하로 판결했다. 북한군 관련 정보는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인 ‘국가안보와 관련된 정보의 분석을 목적으로 수집·작성된 정보’라는 이유다.

서해 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지난해 10월 서울 경복궁역 주변 거리에서 열린 추모집회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판결 직후 이씨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 넘게 걸려 선고까지 왔는데 정말로 한심하고 무능한 정부”라며 “자신들의 면피를 위해 말하는 통신 기록 내용을 믿으라고 하는데 전혀 믿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청와대의 항소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은 비판 성명을 냈다. 권통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근부대변인은 청와대가 법원 판결에 항소한 것에 대해 “정부가 유가족에게조차 사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자진 월북에 반대하는 증거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비난했다.

권 부대변인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서도 “이 후보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사건에 대해 대선 후보로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씨의 유족 측은 지난해 10월 국방부, 해경, 청와대에 정보 공개를 청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올초 정보 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었던 이씨는 지난해 9월 연평도 해상 인근에서 실종됐고, 다음 날 북한군에 의해 피격돼 시신이 불태워졌다. 이후 해경은 언론을 통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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