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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면접조서 조작’ 법원 “국가가 배상하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옛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난민 심사를 하면서 난민 인정 신청자의 진술 내용을 허위로 작성해 탈락시킨 ‘난민 면접조서 조작 사건’에 대해 국가가 난민 신청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이정권 부장판사는 최근 중동 지역 국가 출신 A씨가 국가와 법무부 난민조사관, 통역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공동으로 A씨에게 37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6년 5월 한국으로 입국해 다음달 난민 인정 신청을 하고 난민 면접을 봤다. 본국에서 인권운동을 하던 A씨는 ‘정치적 시위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본국의 국가안보기관으로부터 강제실종의 위협을 받았다’는 취지의 난민인정신청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면접조서에는 A씨가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며 돈을 벌 목적으로 난민 신청을 했고, 난민신청을 위해 사유를 거짓으로 기재했다고 대답한 것으로 적혀있었다. 또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이유가 있나” “폭행 협박 위협 등을 받은 적 있나”라는 질문에도 A씨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돼있었다.

이 면접조서가 근거가 돼 A씨는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이에 A씨가 반발하자 법무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부실 면접 정황을 확인하고 2018년 A씨를 난민으로 인정했으나 A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부장판사는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A씨의 불안정한 지위가 계속 유지됐고, 자신을 박해할 것이 자명한 본국으로 강제송환되거나 불법체류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이 명백하다”며 “(공무원들이)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해 난민 면접조서를 허위 내용으로 부실하게 작성해 자신들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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