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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동맹은 동참하라”


미국이 6일(현지시간)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를 제기하며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방침을 공식화했다. 민주당은 동맹을 향해 “보이콧에 동참하라”고 촉구, 이번 논의가 동맹 줄 세우기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의 외교관이나 정부 관리들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신장 자치구에서 계속되는 중국의 대량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기타 인권 침해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선수단을 파견해 경기를 치르도록 하지만 개·폐회식 등 주요 행사 때 주요 사절단은 보내지 않기로 했다.

사키 대변인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것에 대해 “미국이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행동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보내는 것”이라며 “중국은 국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관련 문제들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와 인권단체 등은 중국 신장 지구 위구르 소수민족 탄압, 홍콩 인권 및 언론 탄압 등을 문제 삼아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해 왔다. 공화당 강경파는 선수단 자체도 보내지 않는 전면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폈었다. 최근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 성폭행 의혹 관련 논란이 불거지며 보이콧 여론도 높아졌다. 그러나 선수 파견조차 하지 않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며 정부 사절단만 참석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했다.

사키 대변인은 “선수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옳은 조처라고 느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은 이번 주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파장도 예상된다. 이미 영국, 캐나다, 호주 등도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등 서방 동맹이 대거 동참할 경우 외교적 보이콧 논의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110개국 전체로 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번 회의에 참석한다. 미국으로서는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감수하며 내린 결정이기도 하다.

미국은 1980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반발하며 그해 모스크바에서 열린 올림픽을 보이콧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선수단도 출전시키지 않았다. 올림픽 보이콧에 60개국 이상이 동참했다.

외교적 보이콧이 공식화되면서 한국 입장도 난처하게 됐다.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중국 정부의 부도덕한 탄압에 맞서 우리의 흔들림 없는 인권 다짐을 보여주는 불가피한 조처”라며 “다른 동맹과 파트너도 미국과 함께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국제 공통체의 하나로서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옹호할 책임이 있다”며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또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이번 주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말했다.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은 미 관세국경보호청이 강제 노동으로 생산되지 않았다고 인정하지 않는 한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

국제노동조합연합(ITUC) 샤란 버로우 사무총장은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에 따라 행동하길 바란다”며 “올림픽 후원 기업들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기본적인 인권에 부합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고 올림픽과의 관계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 촉구했다. 삼성은 코카콜라, 에어비앤비, 도요타 등과 함께 올림픽을 후원하는 주요 기업이다.

이번 결정으로 미·중 갈등은 더욱 심화할 여지가 크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 정신을 모욕한 것”이라며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하는 조치를 결연하게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이날 AFP통신에 “정부 관계자와 외교관 파견은 각국 정부의 순수한 정치적 판단”이라며 “IOC는 이 같은 판단을 절대적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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