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만취 여성에 폭행’ 가장 “가족 모두 정신과 치료받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7월 집 주변 산책로에서 술에 취한 20대 여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40대 가장이 “가족 모두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고통받고 있다”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글을 게재했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피해자인 A씨는 지난 5일 ‘안하무인, 아전인수, 유체이탈 언행으로 가족 모두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빠뜨린 20대 무고녀와 그의 부모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A씨는 “사건 발생 후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우리 가족 모두 그 사건 이후 정신과를 다니며 처방약 없인 잠을 못 이루고 있다”며 “우리가 왜 이리 살아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가장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맞기만 해야 했던, 성추행했다고 무고를 당해야만 했던 상황을 우리 아들과 딸은 반강제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면서 “우리가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고 재차 물었다.

이어 “우리 가족은 이 황당한 사건을 빨리 잊고 싶어 합의에 우선 나섰으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우리 가족이 괜찮은지 묻고 사죄하기보다는 본인들이 ‘힘들다’ ‘죽고 싶다’ 등의 변명만 늘어놨다”고 토로했다.

그는 “여자라는 이유로, 초범이란 이유로, 만취했다는 이유로 감형받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좋겠다”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사건은 7월 30일 오후 10시50분쯤 서울 성동구 한 아파트 단지 주변 산책로에서 발생했다. A씨와 그 가족이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만취한 20대 여성 B씨가 느닷없이 A씨의 중학생 아들에게 술을 권했고, 거절당하자 A씨 아들의 뺨을 때렸다. 놀란 A씨가 말리자 B씨는 A씨의 뺨을 때리고 욕설과 폭행을 이어갔다. B씨의 폭행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10여분간 계속됐다.

폭행 과정에서 B씨는 휴대전화로 A씨의 머리를 내리찍었고, 무릎으로 허벅지를 찍기도 했다. A씨는 맞으면서도 불필요한 신체 접촉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강하게 저항하지 못했다. 실제 B씨는 경찰에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건 직후 A씨는 B씨 부모에게 합의 조건으로 B씨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지만 두 번의 합의 자리에 B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B씨의 부모는 ‘사과할 생각 없고 법의 처벌을 받겠다’는 입장을 내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A씨는 “(가해자 측이) 본인들 원하는 시간과 사정을 수용하길 종용했고, 합의 조건 중 하나인 가해자 본인 출석을 회사 업무를 내세워 나타나지 않았으며, 가해자 모친은 ‘보고 싶으면 기다려라’ ‘왜 이래저래 힘들게 하냐’라며 우리 가족에게 너무나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A씨는 “왜 우리가 생전 처음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가해자와 그의 부모는 일상생활을 멀쩡히 하며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도 없이 생활하고 있는 현상이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난다”며 “엊그제는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겼는지 가해 여성이 직접 전화질과 문자질에 가세했다. 핑계의 연속이었다. 과연 사과가 맞나? 판결에 유리하기 위한 흔적 남기기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했다.

보배드림 캡처

A씨는 청원글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게시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여섯 살 딸이 그린 그림을 첨부했다. 이 그림에는 A씨가 B씨에게 폭행당하는 모습과 함께 “아빠가 맞을 때 정말 무서웠어요. 잠도 안 오고, 힘들어요. 저도 맞을 뻔했어요. 계속 때렸어요. 혼내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A씨는 “제 딸은 혼자서는 자신의 방도 못 가고, 악몽도 꾸며 사건 후 트라우마에, 그 어린 나이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딸이) 잘 놀라고 슬퍼하고 두려워한다”며 “‘그 언니 혼내줘’라고 자주 얘기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잘못했으면 처벌을 받고, 피해자의 인생에 피해 준 것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해야 적어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정의롭고 건전해지지 않을까”라며 “자녀들이 입었을 유무형의 피해는 물론 이 억울함과 상처들, 끝까지 풀고 싶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