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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앱 ‘24시간 뒤 메시지 삭제 기능’ 도입…아동단체 “범죄 악용 가능성”

왓츠앱, 24시간 또는 90일 후 메시지 자동 삭제 기능 도입
아동단체 “아동학대 증거 삭제, 범죄자 기소 어렵게 할 것”

왓츠앱. AP뉴시스

전 세계에 20억명의 사용자를 둔 메타(옛 페이스북)의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이 24시간이 지나면 대화 메시지가 삭제되는 기능을 도입했다.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에서다. 그러나 이 기능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왓츠앱은 이날부터 대화 메시지가 24시간이나 90일 후에 사라지는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지난해 왓츠앱은 1주일 후 대화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지만 이 기능을 확대 적용한 것이다. 다만 기존에 주고받았던 대화 메시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나눴던 대화가 사라지는 기능을 도입하는 이유는 사용자들의 보안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메시지가 삭제되면 해킹을 당하더라도 메시지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왓츠앱 측은 “대화가 어딘가에 영원히 기록되거나 저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더 정직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다”며 “메시지를 얼마나 오래 저장할지는 사용자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메시지가 영원히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안은 양날의 검이다.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것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도 된다. 텔레그램은 메시지 자동 삭제 기능 등이 주목받으며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됐다. 지난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유포 성범죄 N번방 사건 역시 텔레그램에서 벌어졌다.

아동단체들은 왓츠앱의 방침이 “형편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앤디 버로스 영국 아동학대예방기구(NSPCC) 아동 안전 온라인 정책부장은 “가해자들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개방형 플랫폼에서 아이들을 그루밍(길들이기)한 뒤 추가 가해를 위해 적발 가능성이 낮은 왓츠앱으로 이동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심하게 계획되지 않은 결정은 아동학대 가해자들이 빠르게 증거를 삭제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이는 법 집행기관이 가해자들을 처벌하고 아동을 보호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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