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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못한 선수’ 홍정호, K리그 MVP 우뚝… 24년 만의 ‘수비수 MVP’

전북 현대 홍정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해외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왔을 때 성공하지 못한 선수라, 많이 뛰지 못한 선수라 찾아주는 팀이 몇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전북이 손을 내밀어줬고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챔피언’ 전북 현대의 주장 홍정호가 2021 K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24년 만의 수비수 MVP다.

홍정호는 7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MVP상을 수상했다. 감독과 주장으로부터 각각 6표, 미디어표 56표를 받은 홍정호는 합산점수 48.92점으로 주민규(39.45점)를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홍정호는 “수비수라서 받을 수 있을지 몰랐는데 뽑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감독님과 동료들을 만나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전북의 벽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2의 홍명보’로 불리며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중앙수비수가 된 홍정호는 2013년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해 세 시즌 56경기를 뛰었다. 이후 최용수 감독(현 강원FC)이 있는 중국 프로축구 수퍼리그 장수 쑤닝으로 이적하며 활약했지만, 중국리그의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 변경과 최용수 감독 경질 등 변수로 주전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국내 복귀 후 다시 예전 기량을 되찾으며 전북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특히 이번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인터셉트 50회(2위), 획득 186회(4위), 클리어 85회(9위), 차단 100회(11위) 등 수비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전북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홍정호의 지휘 아래 전북은 리그 최소 실점(37점)을 기록했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고비마다 전북을 구해냈다. 아울러 ‘라이온킹’ 이동국의 은퇴 후 주장을 이어받아 팀을 단합시켰다.

24년 만의 수비수 MVP 탄생이기도 하다. 수비수 MVP는 한국프로축구 역사에서도 홍정호를 포함해 단 6명뿐이다. 앞서 1983년 박성화(할렐루야) 1985년 한문배(럭키 금성) 1991년 정용환(부산 대우) 1992년 홍명보(포항 제철) 1997년 김주성(부산 대우)가 MVP를 수상했다. 홍정호는 2000년대 들어 첫 수비수 MVP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전북 현대는 김상식 감독의 감독상 수상으로 겹경사를 맞았다. 김상식 감독은 데뷔 첫 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전북의 K리그 최초 5연패, 통산 9회 우승이라는 대역사를 썼다. 김상식 감독은 “감독의 무게를 새삼 알게 됐고 모든 감독님들을 존경하게 됐다”며 “초보 감독과 고생한 전북 선수들과 스태프들, 팬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 설영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영플레이어상(신인상)은 울산 현대의 설영우가 가져갔다. 프로 2년차 설영우는 이번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올리며 울산 주전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설영우는 “상의 영광을 내년에는 꼭 우승으로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별세한 유상철 감독도 언급하며 “하늘에서 보고 계실 존경하는 선배이자 영원한 스승인 유상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제주유나이티드 주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주유나이티드 주민규는 아쉽게 MVP를 놓쳤지만 최다득점상을 수상했다. 주민규는 34경기에 출전해 22골을 기록했다. 2016년 정조국에 이어 5년 만에 토종 득점왕 탄생을 알렸다. 주민규는 “부족한 제가 이 상을 받은 건 동료들 때문”이라며 “남기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 시즌 전북과 울산이 우승 경쟁을 하는데 내년에는 제주 유나이티드도 많이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최다도움상은 전북 김보경이 개인 통산 처음으로 수상했다. 김보경은 32경기에 나와 10도움을 올렸다.

베스트11은 수비 부문에서 강상우(포항 스틸러스) 불투이스(울산) 이기제(수원 삼성) 홍정호(전북), 미드필드 부문은 바코(울산), 임상협(포항), 세징야(대구), 이동준(울산)이, 공격 부문은 주민규(제주), 라스(수원FC)가 자리했다. 골키퍼는 울산의 조현우가 5년 연속 베스트11 자리를 지켰다.
울산 현대 골키퍼 조현우. 한국프로축구연맹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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