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관가뒷담] 부러우면 지는 건데…관가도 30대 ‘파이어족’ 등장


고용노동부 30대 공무원이었던 A씨는 갑자기 사표를 제출하고 지난 6월 직장을 떠났다. ‘철밥통’인 공무원을 그만둔다 하니 주변에서는 ‘무슨 사고라도 쳤나’는 말이 나왔다. 알고 보니 A씨는 1000만원 정도를 암호화폐(가상자산)에 투자했고 대박이 났다고 한다. 수익액이 50억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평생 공무원 생활을 해서 벌 돈을 다 벌고 미련 없이 공무원을 때려친 셈이다.

비단 중앙부처 얘기만은 아니다. 수도권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던 팀장급(6급) 공무원 B씨도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A씨와 비슷한 연령대인 B씨의 수익은 어마어마하다. 투자액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종 수익은 3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B씨는 엄청난 자산을 손에 쥐자마자 A씨와 같은 선택을 했다.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이나 소액 주식투자처럼 안전 자산을 선호하던 관가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A·B씨와 같은 ‘MZ세대’ 공무원들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투자 행태만 다변화한 것이 아니다. 부동산 수익이 생겼거나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해서 공무원을 그만두는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오히려 한 숨 쉬며 출근하는 이들도 있다. 세종시 아파트를 주거 목적으로 분양받은 사회부처 한 공무원은 지난해 7월 이후 급등한 가격이 부담이다. 졸지에 종합부동산세를 내게 생기다 보니 월급 한 푼이 아쉽다고 한다. 그런데 암호화폐에 투자한 이들은 다르다. 목돈을 벌어 일찍 은퇴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단어인 ‘파이어족’에 대한 열망이 가득하다.

이를 지켜보는 대다수 공무원들은 사기가 저하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7일 “직장 열심히 다녀봤자 소용없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승진적체가 심해지면서 장관을 꿈꾸는 젊은 공무원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