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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가면 한·미 관계 ‘흔들’, 안가면 ‘중국 보복’ 우려…“국익 따져야”

동참시 ‘제2의 요소수 대란’ 가능성
불참시 美의 ‘동맹중시’ 약화할 수도
보이콧 ‘수준’ 조절 견해…“차관급 적당”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해 '외교적 보이콧' 방침을 밝힌 가운데 7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59일 앞으로 다가왔음을 알리는 카운트다운 시계 앞을 마스크를 쓴 행인이 지나고 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중국의 지속적인 종족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등 인권 유린을 감안해 어떤 외교적, 공식적 대표단도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내년 2월 4일 개막해 2월 20일까지 열린다. 연합뉴스

미국이 결정한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결정에 한국이 동참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국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외교적 보이콧이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에 정치·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우의 수를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올림픽에 파견하는 우리 대표단의 수준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미·중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7일 “우리 정부 대표단의 격을 조정하면 된다”며 “차관급 정도를 대표단장으로 보내는 건 무방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외교적 보이콧 문제와 관련해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나라가 균형을 잡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보이콧에 완전히 동참할 경우 우리가 얻을 실익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칫 한·중 관계만 손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특히 중국의 보복성 조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우리로선 당장 ‘제2의 요소수 대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김 교수는 “미국은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해 대응책을 함께 마련하자는 입장이지만, 그 대응책이 생각만큼 빠르게 나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나라가 대략 50여개국 정도 된다”며 “보이콧 참여국이 이 50여개국을 넘어 더욱 확대된다면 우리도 보이콧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다른 나라의 상황과 결정을 살펴보며 미·중 경쟁의 충격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참석을 중국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이콧에 여러 나라가 참여하게 되면 중국이 사드 때처럼 한국을 특정해 보복하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중국은 한·중 비대면 화상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정부의 올림픽 참석을 막판까지 압박할 태세다.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할 경우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정책에 중국이 적극 협조하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수순이다.

반대로,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으면 미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지는 위험을 감당해야 한다.

미국은 꾸준히 한국에 중국 견제 동참을 요구했다. 반중 협의체 ‘쿼드’ 참여 요구가 대표적이다.

우리 정부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논리로 이를 방어했지만, 보이콧 요구까지 거부할 경우 한·미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종전선언을 위해선 미·중 모두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양 갈래’ 길에서 선택을 강요 당하는 상황에 다시 놓인 것이다.

김영선 정우진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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