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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경찰 보복인사 의혹’ 전 용산서장 무죄 확정

“인과관계 인정 어려워”

서울 서초구 대법원. 국민일보DB

지시를 따르지 않은 부하 경찰에게 보복성 인사 조치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김경원(54)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강요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서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김 전 서장은 2016년 한남뉴타운 5구역 주택재개발조합이 사업을 도운 정비업체 관계자 4명을 소송사기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고소인 측의 부탁을 받고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도록 부하 경찰에게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수사를 담당한 용산경찰서 경제팀 소속 A경사가 사건을 결국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자, 그를 수사지도회의에 부른 뒤 욕설을 하며 “감찰조사해서 중징계 한번 먹어볼래”라고 질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경사는 전출을 신청해 파출소로 인사발령이 났다.

검찰은 “A경사가 전보를 원하지 않았고, 징계사유가 없었음에도 전보 신청을 하지 않으면 마치 징계절차를 진행할 듯한 태도를 보였다”며 김 전 서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파출소로의 전출 의사가 없던 A경사가 전출을 신청하도록 해 파출소로 발령, 경찰서장의 인사 권한 범위를 넘어 직권을 남용함과 동시에 협박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다만 “피고인이 27년 이상 경찰공무원으로 성실히 근무해왔고,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에 반영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사지도회의 녹취록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혐의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김 전서장이 인사 권한을 남용하고 A경사를 협박한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김 전 서장의 행위와 파출소 전보 신청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도 봤다.

당시 A경사의 상사인 B경위가 “중징계해서 (A경사를) 내쫓아라. 발령내 버리라”는 지시를 김 전 서장으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점, A경사가 김 전 서장으로부터 “고소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라”는 취지의 말을 직접 들은 적이 없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다만 김 전 서장이 B경위에게 기소 방향으로 수사할 것을 지시한 점, 수사지도회의에서 A경사에게 고소 사건 수사에서 잘못한 점을 강하게 질책하며 감찰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 측 상고를 기각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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