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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지만 안해도 그만?… 대기업 ‘재취업지원서비스’ 이행률 64%


정부가 지난해 대기업의 비자발적 이·퇴직자를 위한 재취업 의무교육 지원 제도를 도입했지만 대상 근로자 10명 중 4명가량이 해당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법에 별도의 패널티 규정이 없다 보니 일부 기업이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재취업지원서비스의 전면 비대면 방식 허용 기간을 이달 말에서 내년 3월까지 연장한다고 8일 밝혔다.

고용부는 고령자고용촉진법을 개정해 지난해 5월 1일부터 1000인 이상 대기업의 50세 이상 비자발적 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 의무화’ 제도를 시행했다. 노동자가 정년·희망퇴직·경영상의 사유 등 비자발적으로 회사를 나가야 할 경우 사업주가 이직일 직전 3년 이내에 진로상담·설계, 직업훈련, 취업 알선 등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의무 이행토록 하는 내용이다. 교육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전액 기업이 부담한다.

재취업지원서비스는 현장·집체 방식을 원칙으로 전체 의무교육의 25%만 비대면을 허용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5월 시행됨에 따라 비대면 방식으로만 직업훈련이 이뤄지는 실정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직업 훈련 특성상 대면 서비스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점을 잘 알지만 연일 수천 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므로 비대면 서비스 허용 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의 허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해 재취업지원서비스 대상 근로자는 5만4587명(958개소)으로, 실제 직업훈련을 받은 근로자 비율은 64.5%로 집계됐다. 나머지 35.5%는 사업주로부터 재취업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한 것이다. ‘의무지만 안 지켜도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기업의 책임 회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부는 “질병 등 사유로 근로자가 직업훈련을 받지 못한 경우도 미이행 비율에 포함된다”고 했다.

전직지원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관련 법에 의무교육 미이행에 따른 별도의 패널티 규정이 없다 보니 직업훈련을 아예 이행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티만 내는 기업이 상당수”라며 “1000인 이하 기업으로 의무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서비스의 질적인 부분을 향상시키는 것도 급선무”라고 말했다.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 의무화 제도 시행 이후 대기업이 이·퇴직자를 대하는 부정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윤종만 한국전직지원협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다 보니 직업훈련의 여러 한계가 드러난 건 사실이지만 이·퇴직자를 위한 재취업지원서비스에 대한 인식과 저변 확대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질적인 서비스 향상이 이뤄지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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