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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끊긴 인천~제주 바닷길, 7년여만에 열린다

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제주행 터미널에 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정박돼 있다. 연합

인천에서 제주로의 바닷길이 다시 열린다.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이다. 수도권에서 배편으로 제주에 가려면 목포나 여수 등을 거쳤어야 했는데, 앞으로는 인천에서도 여객선을 탈 수 있게 됐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오는 10일부터 여객 810명, 승용차 487대, 컨테이너 65개를 실을 수 있는 2만7000t급 카페리선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운항을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여객선은 인천에서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7시에 출발해 이튿날 오전 9시30분 제주에 도착한다. 제주에서는 화·목·토요일 오후 8시30분에 출발해 다음 날 오전 10시 인천에 도착한다. 운항 시간은 14시간 안팎이다.

이날 인천항 연안여객부두에서 둘러본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운항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 6825t급인 세월호보다 4배가량 큰 크기지만, 여객 정원은 854명으로 세월호 정원보다 67명 더 적다. 운항 시간이 긴 만큼 승객 1명 당 선실 면적을 넓게 쓸 수 있도록 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 내부 메인 로비에서 관계자가 바닥에 고정돼 있는 의자를 보여주고 있다. 연합

여객선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만큼 선사 측은 안전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실시간으로 화물이 얼마나 실리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세계 처음으로 카페리선에 적용됐다. 기존 선박들은 출항 직전에야 화물 적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실시간으로 적재 상황을 확인해 선박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된 것이다. 객실 층에 있는 의자, 테이블 등 모든 설비는 고박장치로 고정돼 있어 선체가 기우는 등 유사시에 대비했다.

야외 갑판에는 비상시 모든 승객이 30분 이내에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 탈출 장비가 마련됐다. 사고가 생기면 해상에 구명벌을 펼치고 승객들이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할 수 있는 방식이다. 탈출 장비는 1200명 기준으로, 선원을 포함한 정원보다 여유 있게 대비했다.
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제주행 터미널에 정박한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비욘드 트러스트호'에 구명벌이 설치돼 있다. 연합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세월호 침몰 지점인 맹골수도를 피해 운항한다. 이 경우 왕복 기준 10마일(16㎞)가량 운항 거리가 늘어나지만, 선사 측은 안전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기로 했다. 고경남 선장은 “기존 선박이 운항시간을 줄이기 위해 통과했던 맹골수도를 피해서 해양수산부가 지정 고시한 법정 항로를 주노선으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선박에는 전자해도를 기반으로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운항하는 ‘자동항법장치’와, 육상에서 안전관리자가 선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경고하는 원격 경고 시스템도 도입됐다.

인천~제주 여객선은 그간 여러 차례 운항을 준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 여객 운송사업자 공모가 있었지만 업체들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제주행 여객선은 제1국제여객터미널로 쓰이던 터미널을 리모델링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탈 수 있다. 그동안 수도권 대부분의 육상 화물은 목포나 여수, 완도로 갔다가 다시 해상으로 제주도로 이동했는데, 앞으로는 운송 거리가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홍종욱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은 “연간 여객 10만명, 화물 100만t 운송을 기대하고 있다”며 “수도권과 제주 간 물류 수송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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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년만에 제주항로 비욘드트러스트호 안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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