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정답 효력정지”…성적통지 연기

법원, 수험생 측 손 들어줘
평가원 “생명과학Ⅱ 응시생 성적 통지 보류”

출제오류 논란이 불거진 수능 생명과학Ⅱ 문항을 둘러싼 첫 법정공방이 열린 8일 오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집행정지를 신청한 수험생들이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심문이 끝난 뒤 법정에서 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출제 오류 논란이 불거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결정 처분의 효력을 일단 정지하라는 법원 결정이 내려졌다.

평가원은 생명과학Ⅱ 응시생들에 성적 통지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생명과학Ⅱ에 응시하지 않은 수험생에는 예정대로 10일 성적이 통지된다. 수능 문항 출제오류로 인해 또 입시에 혼란이 빚어졌다는 지적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9일 수험생 등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상대로 낸 정답 결정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교육과정평가원이 11월 29일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처분은 본안 소송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오는 10일 각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을 담은 성적표를 통지할 예정이었다. 평가원은 생명과학Ⅱ 응시생들에 대한 성적 통지는 보류하고 나머지 응시생들에 대한 성적은 통지하기로 했다.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처분이 정당한지 1심 선고 때까지 다투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평가원이 향후 해당 문항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하거나 정답 없음으로 처리하는 새로운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올해 수능에서 논란이 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은 동물 종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보기] 중 옳은 것을 고르는 문항이었다.

이의 제기자들은 문항에서 특정 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가 되는 중대한 오류가 발생해 제시된 조건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집단이 존재할 수 없으므로 문항 자체가 오류라고 주장했다.

평가원은 지난달 29일 이 문항에 대해 ‘이상 없음’ 결론을 내리면서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해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꾸준했던 출제 오류 논란

출제 오류 논란은 1994년 수능이 시작된 이래 꾸준히 발생해왔다. 2004·2008·2010·2014·2015·2017학년도 수능에서도 출제 오류가 인정돼 복수정답이 인정되거나 ‘정답 없음’으로 처리된 문항이 있었다.

2014학년도 세계지리 8번 문항의 경우에는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에 난 법원 판결에서 응시생들이 승소했고 평가원이 응시생들의 성적을 재산정하기도 했다.

당시 평가원은 오답 처리됐던 응시생들의 원점수를 문항 배정이었던 3점씩 올렸다. 전체 오답 처리자의 48%인 9073명의 등급이 올랐다. 성적 재산정에 따른 대학교 추가 합격자는 600명 이상이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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