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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아베 대만 발언에 日대사 초치했을 때 ‘중·일 관계 재고’ 위협”

아베 “중국이 대만 침공하면 미·일 공동대응” 발언 후폭풍
中 대사 초치 때 “이런 식으로 나가면 양국 관계 재고”
아베의 막후 영향력 경계

아베 신조(왼쪽),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전 일본 총리가 지난 6일 도쿄의 중의원 임시국회에 출석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중국 외교부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대만 발언을 문제 삼아 주중 일본 대사를 심야 초치했을 때 “중·일 관계를 재고하겠다”는 식의 위협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총리의 발언을 이유로 현직 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항의 수위도 매우 높았던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소식통을 인용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지난 1일 밤 다루미 히데오 주중 일본 대사를 불러 “일본이 대만과 관련해 추가 행동에 나서면 중국은 중·일 관계를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화 부장조리는 대만 문제에 관한 일본의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다루미 대사는 아베 전 총리가 내각 일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한 말이라며 팽팽히 맞섰다. 이에 화 부장조리는 “일본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중국은 일본을 어떻게 다룰지, 양국 관계에 어떻게 접근할지 재고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SCMP는 또 일본 측이 화 부장조리와 다루미 대사의 만남을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는데도 중국이 이를 바로 알리자 실망했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의 대만 발언 이후 양국간 실무급 소통도 중단되다시피 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대만 국책연구원이 주최한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제가 된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은 지난 1일 나왔다. 아베 전 총리는 대만 국책연구원이 주최한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대만의 유사(전쟁이나 사변 등 비상사태가 벌어지는 것)는 일본의 유사이며 미·일 동맹의 유사”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일이 공동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대만에 대한 군사적 모험은 경제적 자살로 가는 길”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잘못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당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은 중국의 영토”라며 “중국 인민의 마지노선에 도전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란 표현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7월 1일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 때 “외부 세력이 중국을 압박하고 괴롭히면 14억 인민이 만든 강철 장성에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며 쓴 문구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이어 그날 밤 화 부장조리가 다루미 대사를 불러들여 “일본은 국가 주권과 영토 수호에 대한 중국의 굳은 결심과 확고한 의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며 “불장난을 하다가 불에 타 죽는다”고 거듭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 사실을 자정이 넘은 시각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중국은 지난해 9월 퇴임한 아베 전 총리가 여전히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일본 언론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가 대만 발언을 하기 전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20분간 만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알고 있었고,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내버려뒀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평화 헌법 개정론자인 아베 전 총리가 의도적으로 대만해협 긴장을 유발해 개헌을 달성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본 우익의 상징적 인물인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자민당 최대 파벌인 세이와 정책연구회 회장에 취임하며 제2의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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