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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의 기적’…서울시 저소득층 음악영재 1408명 배출

음악영재 장학생 콘서트 모습. 서울시 제공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에서 피아노 최고연주자 과정에 재학 중인 이재영(27)씨에게 드라마 같은 음악 인생이 다가온 것은 중학교 2학년이던 2009년이었다. 막연히 음악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만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음악 분야에 대한 정보조차 제대로 받아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씨는 우연한 기회에 서울시가 저소득층 자녀에게 제공하는 ‘음악영재 교육사업’을 접했다. 서울시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건국대 산학협력단 영재교육원에서 피아니스트 김재미 교수로부터 음악의 기본기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서울대 음대 전체 수석입학, 성정음악콩쿠르·수리음악콩쿠르 전체 대상에 이어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콩쿠르에서 피아노 부문 2위를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씨는 9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휴일도 없이 열심히 일하시지만 조금 슬프게도 음악에 투자하기에는 어려운 형편이었다”며 “집안 살림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사는 습관을 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문계 출신으로 음악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었지만 김 교수님을 만나면서 첫 발걸음을 떼게 됐다”며 “좋은 교수님께 좋은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음악영재 사업을 접할 수 있게 해줬다. 이 사업을 통해 첫 단추를 잘 낄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시 음악영재 교육사업이 배출한 인재는 2008년부터 1408명이다. 14년 동안 연간 100여명의 음악가들을 육성한 셈이다. 125명은 현재 국내 각 예술중·고교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미국 시카고음대, 독일 베를린국립음대, 러시아 차이코프스키국립음악원 등 국내외 명문 예대에 진학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했다. 또 201명이 국내외 콩쿠르에서 모두 343회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는 중위소득 미만 가정의 초등학교 3학년~고등학교 1학년 학생 중 재능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서류전형, 적성검사 및 실기평가, 심층면접 등을 진행해 150명을 지난 4월 선발했다. 이들은 건국대(100명)와 숙명여대(50명)에서 8개월간 이론과 실기(레슨), 예술융합교육 등을 받는다. 지난해부터 사업에 참여한 숙대의 경우 교육 대상을 초등학교 1학년부터 확대하고 잠재력 있는 영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앞으로도 재능과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세상을 밝히는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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