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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걸린다”더니… 비트코인 12년 만에 90% 채굴

이론상 종료 시점은 2140년
희소성 요인에도 가격 급락

픽사베이 제공

‘대장화폐’ 비트코인이 전체 공급량의 90%까지 채굴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30년가량을 소요할 것으로 예상됐던 비트코인 채굴 작업은 불과 12년 만에 상당수 진행됐다. 채굴 완료 시점이 앞당겨지거나 진행 속도가 정체되면 공급에 차질을 빚어 가격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14일(한국시간)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이자 전자지갑 서비스 업체인 블록체인닷컴의 분석을 인용해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 2100만 BTC 중 90%가 채굴됐다”며 “채굴은 2140년 2월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광부’들은 그때까지 비트코인을 계속 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BTC는 비트코인 1개의 단위다.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은 거래와 채굴의 두 가지다. 거래는 업비트 빗썸 바이낸스 같은 국·내외 거래소에서 매매를 통해 진행된다. 비트코인의 시장 가격은 대부분 이 과정에서 결정된다.

나머지 하나의 획득 방법인 채굴은 컴퓨터에 마이닝 시스템을 구축하고 블록체인 안에서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캐내는 방식이다. 윤전기로 지폐를 발행하는 것보다 광산에서 자원을 캐는 개념에 가까워 채굴로 불린다. 수학 문제의 난도는 비트코인의 공급량을 조절한다. 유통 한계치로 설계된 비트코인 총량은 2100만 BTC다. 한계치에 다가갈수록 공급량은 줄고 수학 문제의 난도는 상승한다.

비트코인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를 필명으로 사용한 의문의 인물에 의해 백서가 배포되고 이듬해 1월부터 채굴되기 시작했다. 채굴 초기 10분당 공급량은 50BTC였다. 지금 시세를 적용하면 10분마다 6억원 가까이를 찍어내는 셈이지만, 당시엔 시장가조차 형성되지 않았다. 비트코인의 첫 거래는 20105년 5월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한 프로그래머가 피자 두 판을 구입하며 지불한 1만 BTC로 알려져 있다. 당시 피자 가격을 적용한 1BTC는 0.4센트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4년마다 난도를 올린다. 이에 따라 공급량도 줄어든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첫 채굴로부터 12년이 흐른 현재 비트코인은 4~5만 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채굴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2140년이다. 비트코인 채굴은 이론상 131년을 소요하도록 설계된 셈이다.

하지만 2017~2018년 사이에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확산되고, 중국을 중심으로 공장식 채굴이 이뤄지면서 완료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설계대로 2140년에 채굴이 완료되려면 잔여량 10%을 채굴하기 위해 앞으로 120년에 가까운 세월을 소요해야 한다. 이런 희소성은 비트코인의 가격을 높일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론과 다른 현실이다. 그동안 공급 부족은 비트코인의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이나 인도에서 가상화폐 거래와 채굴을 금지해 공급에 제동을 걸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비트코인의 희소성보다 유통·거래 제한 가능성에 무게를 둔 투자 심리 위축이 선행하는 탓이다. 주식보다 더 심각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의 현재 지위를 나타내는 현상이다.

블록체인닷컴의 분석이 전해진 이날에도 예외를 두지 않고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2시15분 현재 미국 가상화페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켑에서 24시간 전보다 4.53% 하락한 4만6866달러(약 5545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매매가는 더 비싸다. 비트코인은 같은 시간 빗썸에서 2.64%(157만8000원) 하락한 581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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