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등 저지르고도 징계 안받은 군인…5년간 165명

군사법원 형 확정됐는데 징계 절차 없어
성추행 기소 후 판결 확정되고도…봉금 전액 받은 186명

국민일보DB

성폭행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 군인 165명이 군 차원의 징계를 받지 않고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4일 발표한 ‘육군본부 정기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군사법원에서 기소유예 이상으로 범죄 사실이 확정되고 강제 전역되지 않은 군인 165명이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 처분 결과 통보 인수인계가 누락되거나 비위 사실이 직무와 관련이 없다는 사유 등 때문이었다.

165명 중 절반이 넘는 89명은 징계처분을 받지 않고 계속 근무하다 무사히 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46명은 지난 6월 기준 징계 시효가 지나 징계가 불가능해졌고, 나머지 30명은 징계시효가 남아있는데도 해당 부대가 징계조사를 요구하거나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 사단 A소령은 군인 강제추행과 폭행 혐의로 2016년 9월 7일 기소됐지만, 사단 법무부는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조사와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후 A소령이 2017년 4월 6일 다른 사단으로 인사 이동하면서 범죄처분결과 통보가 제대로 인계되지 않아 징계 없이 계속 근무했다. 형이 확정된 2019년 4월 1일에는 이미 징계시효가 지나서 사건이 종결돼 버렸다.

육군본부 법무실과 예하 부대는 2016년부터 올해 2월까지 청렴의무위반 사건 16명, 음주운전 사건 14명, 성폭력 등 사건 40명 등 모두 70명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징계하지 않았다. 성폭력 사건 등의 경우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가 있다는 사유로 징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소유예 이상의 범죄처분결과 통보자 중 징계하지 않은 현황 및 사유(2016년~2021년 2월). 감사원 제공

모 부대 징계위원회는 성폭력 등 사건 103명에 대해 성매매 여성이 성인이었다거나 성매매 대가가 크지 않다는 사유 등으로 징계를 감경해 정해진 양정기준에 미달하는 처분을 의결했다. 해당 부대의 징계권자는 재심사를 청구하지 않고 그대로 종결 처리했다.

이 밖에 군인이 중한 범죄로 기소될 경우 그 시점부터 봉급을 절반 삭감해야 하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장교, 준사관, 부사관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2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되거나 제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때에는 임용권자가 직권으로 휴직을 명하고 봉급의 50%만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감사원이 육군 본부를 통해 2016년부터 올해 2월까지 형이 확정돼 강제 전역된 장교, 준사관, 부사관 342명에 대해 기소휴직 현황을 확인한 결과 186명이 기소일부터 형이 확정돼 퇴직한 날까지 기소 휴직되지 않아 봉급을 전액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5명은 군교도소에 수감된 상황에서도 봉급을 전액 수령했다.

모 사단 B중위는 군인 등 강제추행 죄명으로 2016년 8월 29일 기소됐지만 군검사가 육군본부(인사사령부)에 기소휴직을 의뢰하지 않아 2018년 3월 29일 당연 제적이 확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 확정)돼 퇴직할 때까지 봉급을 전액 수령했다.

감사원의 이번 육군본부 감사는 2009년 2월 이후 12년 만에 이뤄졌다.

원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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