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4명·9시·등교축소’+방역패스…왜·어떻게 [싹.다.정]

적용시점 다음주 월요일 아닌 토요일(18일) 부터 2주간

16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가게 주인이 정부가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는 브리핑을 하는 생중계 방송을 보고 있다. 권현구 기자

연일 역대 최다 코로나19 확진자, 최다 위중증 환자 수가 기록되더니 결국 정부가 다시 높은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내놨습니다. 불안한 가운데 누렸던 일상회복이 한 달여 만에 다시 멈추는 겁니다.

정부는 원래 17일이었던 비상대책 발표일을 16일로 하루 앞당겼습니다. 통상 거리두기 조치를 발표하면 그 다음 주 월요일부터 지침을 적용했던 것과 달리 바로 이틀 뒤인 토요일(18일) 0시부터 적용됩니다. 금요일 밤 자정을 넘기면서부터 바로 시행되는 거죠. 그만큼 긴급하고 안 좋은 비상 상황이란 의미입니다.

조치는 앞으로 2주간, 정확히는 오는 18일(토)부터 내년 1월 2일(일)까지 16일간 시행됩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사실상 지속된 거리두기에 대한 우리 사회 피로감은 이미 너무나 높죠. 과연 이번 대책이 2주로 끝나겠느냐는 불신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나오는 이유입니다.

높은 반발과 불만을 감수하면서도 특단의 조치를 내놓은 정부에게 주어진 미션은 ‘2주 내에 감염 확산세를 잡는 것’일 겁니다. 겨우 정상화된 학교, 가게 영업, 각종 모임 등을 다시 어떻게 하라는 건지, 비상대책이 나온 배경은 뭔지, 각계에서 제기되는 여러 불만과 의문과 그에 대한 정부의 답변까지 [싹.다.정]이 정리했습니다.

개인적인 모임 4명까지만…과거와 다른 점은? ‘방역패스’
서울 시내 한 식당에 방역패스 운영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6일 거리두기 강화조치를 발표하면서 사적모임 허용인원을 4명으로 축소했습니다. 그동안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다르게 조치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전국이 같습니다.

더 달라진 것은 백신 접종 예외 적용 대상입니다. 기존에는 식당과 카페의 경우 ‘식사의 필수성’을 고려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이 전체 허용 인원 중 1명만 포함될 경우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서는 4명 모두가 백신 접종자여야 합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은 18세 이하 미성년자나 PCR 음성 확인서가 있는 사람,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 불가피한 접종 불가자만 방역패스에서 예외됩니다.

이들 외에 백신 미접종자는 말 그대로 혼자 밥을 먹는 ‘혼밥’일 때만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접종자가 다른 예외자와 함께 식사하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경우 미성년 아이와 함께 식당 내에서 밥을 먹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입니다. 음식을 포장해 가거나 배달 주문해야 하는 거지요.

사적모임 4인 제한에서 동거가족이나 아동·노인·장애인 등에 대한 돌봄 인원 등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예외입니다. 같이 사는 가족끼리는 주소 증명이 되면 5명 이상도 모임이 가능한 거죠. 기숙사 생활을 하던 자녀 등도 마찬가지고, 어린 자녀나 아픈 노인 등을 상시 돌보는 사람까지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기존에 예외로 허용했던 상견례 모임에 대해서는 4인 인원 제한이 적용됩니다. 16일 동안의 조치니 불가피한 불편을 참아달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었습니다.

“결국 연말도 끝났다” 식당·헬스장 밤 9시, 영화관 등 10시까지만 영업
16일 썰렁한 분위기의 서울 중구 식당가. 권현구 기자

각 회사에 대해서도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제가 적극 권고됐습니다. 공공기관은 모임과 회식 자제령이 내려졌죠.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던 식당·카페와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다시 오후 9시까지만 열 수 있습니다. 노래방과 사우나와 유흥시설, 콜라텍·무도장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내 시설 중에서도 감염위험도가 더 높다고 분류돼서입니다.

이 외에 영화관·PC방·멀티방·공연장 등과 경륜·경정·경마장, 파티룸, 키즈카페, 마사지·안마소 등은 한 시간 더 길게 밤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합니다.

행사·집회 인원 제한도 다시 강화됩니다.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지 않을 경우엔 49명까지만, 50명 이상 행사나 집회를 하려면 접종 완료자로만 299명까지 가능합니다. 기존에는 99명까지는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모일 수 있었고, 방역패스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499명까지 가능했지만 모두 대폭 줄인 것입니다.

결혼식이나 돌잔치, 장례식도 49명까지는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참석할 수 있고, 50명 이상은 접종완료자로만 299명까지 가능합니다. 다만 결혼식의 경우 이미 예식장이 예약된 상황 등을 고려해 기존과 마찬가지로 미접종자가 50명 이내인 경우 최대 250명까지 초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총 하객 250명 이내에서 미접종자가 최대 49명까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겨울방학 전 등교축소…학원은 그대로?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뉴시스

겨우 재개됐던 전면등교는 겨울방학 시작까지 1~3주(학교에 따라 다름)를 앞두고 다시 흔들리게 됐습니다. 정부는 다음 주 월요일(20일)부터 겨울방학 전까지 수도권 모든 학교에 대해 밀집도를 3분의 2 수준으로 낮추도록 했습니다. 초등학교 1·2학년에 대한 매일 등교 원칙은 유지됩니다. 3~6학년은 초등학교의 경우 4분의 3까지 밀집도를 맞춰야 합니다. 중·고등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습니다. 각 학교가 주말 포함 사흘 내에 주 3회나 2회 등 등교방식을 정해야 합니다.

비수도권에서도 학생 수가 많거나 큰 학교는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다만 유치원과 특수학교(급)·소규모·농산어촌 학교는 특수성을 고려해 정상운영이 가능하도록 했고 돌봄학급도 정상 운영하도록 했습니다.

졸업식을 비롯해 학기 말에 예정됐던 학교 안팎의 각종 행사도 원격으로 운영되거나 대면 행사로 하더라도 학급 단위 정도로만 허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학원과 독서실 운영 허용 방침이 주목되기도 했습니다. 원래 학원과 독서실도 PC방 등과 같은 그룹에 묶이는 시설이라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을 받는 대상입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직업교육 학원 등만 영업제한을 하고 청소년 입시교습학원과 독서실은 예외적으로 10시 이후까지 영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제한할 경우 반발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등교는 제한하면서 학원은 그대로 두는 것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 관계자는 “현재 전면 등교를 중단한다기보다는 일부 밀집도를 조정하는 것이고 원격 수업을 하게 되더라도 충분히 학습되도록 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스포츠 관람 등 사적모임 기준만…종교시설은?
이날 발표 내용에서 종교시설과 관련해서는 “방역을 강화할 것”이라는 원칙적인 내용만 담겼습니다.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는 아직 종교계와 협의 중인 사항이 있어서 하루 뒤인 17일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행사나 집회 모임 인원이 제한된 것과 달리 프로야구 등을 포함한 실내외 스포츠 경기 관람 등의 경우 전체 수용 가능 인원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참석자 중에 함께 입장하는 일행에 대해 사적 모임 인원만 적용됩니다. 즉 4명 이하가 함께 들어갈 때 기존과 달라지는 것은 없는 겁니다.

현재 실외 스포츠 경기는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수용 인원의 50%까지 입장할 수 있고 실내 스포츠 경기는 밀집도 제한 없이 방역패스가 적용 중입니다.

공무나 기업 필수 경영활동으로 인정돼 방역패스에서 예외로 뒀던 국회 회의, 기업 정기 주주총회, 방송제작·송출 현장, 전시회·박람회, 국제회의 등에도 참석 인원이 50명 이상일 경우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일반 행사와 집회에 적용되는 299명의 인원 상한은 없습니다. 49명까지는 접종 구분 없이 가능하고요.

이 필수 활동에는 기업의 채용 절차도 포함됩니다. 정부 관계자는 “채용도 기업의 필수 활동인 만큼 49명까지는 접종자 구분 없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거센 반발에도 왜? “병상도, 방역 인력도, 역학조사도 한계 도달”
코로나19와 사투 벌이는 의료진. 연합뉴스

그러나 정부의 이날 발표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당장 자영업자들은 오는 22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1년 반 이상을 겨우 버틴 끝에 겨우 활기를 찾은 듯했던 연말을 다시 반납해야 하는 이들의 불만은 한계치를 넘은 듯합니다. 비단 자영업자뿐일까요. 풀렸다 다시 조이는 방역 조치에 작게는 불편, 크게는 생계위협까지,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옵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대변인 명의의 공식 사과를 발표했을 정도입니다. 이 같은 반발을 정부가 예상 못 했을까요. 아닐 겁니다. 대통령 선거까지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자초해서 불만을 자초하고 싶었을리도 만무하죠. 그런데도 방역패스 강화에 이어 추가 비상 대책을 강행하는 건 사실상 ‘달리 수가 없어서’입니다.

백신을 믿고 시작한 ‘위드 코로나’는 델타 변이가 위력을 떨치는 가운데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 등의 반격까지 맞았습니다. 이에 더해 일찌감치 백신을 맞았던 고령층은 예상보다 빠른 돌파 감염에 직면하고, 백신을 안 맞은 학생들은 새 감염의 고리가 됐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대로 갈 때 이달 중 하루 1만명, 1월 중에는 최대 2만명까지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단순 감염 확산세보다 더 심각한 건 위중증 환자 추세입니다. 정 청장은 “현재 수준이 지속할 경우 12월 위중증 환자가 약 1600~1800명, 악화시 1800~1900명까지도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의료와 방역 대응 여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수도권에서도 병상 가동률이 90%에 달하고, 수도권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감당 가능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는 진단입니다. 역학조사 인력도 부족합니다.

언제까지, 어떻게…이번엔 진짜 2주로 끝날까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국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초 시작한 일상회복이 너무 성급했다는 우려가 결국 현실로 확인된 셈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당장 죽겠다’는 자영업자들의 반발과 실질적인 어려움, 학생들의 교육 문제 등 경제사회적 요구 앞에서 서두를 수 밖에 없었던 측면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도 사과했듯 방역 체계 전환을 하면서 철저히 대비하지 못한 점 등 비판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입니다.

강도높은 거리두기라고 하지만 이번 대책이 현재 상황을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적모임을 전면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없는 한 실효성이 없다는 겁니다. 실제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4차 대유행 시작으로 적용된 거리두기 4단계 때 저녁 6시 이후 사적모임 인원을 2인(수도권)까지만 허용했던 것보다 느슨합니다. 다만 ‘방역패스’가 있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국민들의 백신 접종을 이끌어낸다는 명분인 ‘방역패스’는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 등의 영업을 일정 수준 가능하게 하기 위해 선택한 일종의 타협점인 측면도 있는 겁니다.

다만 당장은 누구 아파도 병원에 가기 힘들어져 버린 지금의 비상사태를 어떻게 극복할 지가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약 2주간의 한시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3차 접종 확대와 의료여력 확충을 위한 시간을 벌고, 위중증·사망자 발생을 억제해 단계적 일상회복의 기반을 조성한다”는 정부 설명대로 이번 비상대책만큼은 딱 16일로 끝나길 바라는 마음만큼은 모두 같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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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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