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안 사도 돼, 추우니 안에서 기다리렴” [아살세]

온라인서 화제된 대치동 편의점 할아버지의 안내문
“공부하려 애쓰는 어린이들 기특…누구든 잘 키워야”

한 편의점에 붙은 안내문. 트위터 캡처

한 편의점 주인의 따뜻한 배려에 추위에 떨며 부모님을 기다리던 어린이들이 몸도 마음도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1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있는 한 편의점의 안내문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진에는 ‘어린이 여러분! 따뜻한 가게 안에 들어와서 부모님을 기다립시다. 과자는 사 먹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쓰여있었습니다.

누리꾼들은 “문구 하나가 추운 날임에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이게 어른의 모습이다”, “편의점에서 저런 마인드를 갖기 힘들 텐데”, “부모라면 편의점에서 아이가 사고 싶은 것 하나 사줄 것 같다”, “덕분에 아이들이 춥지 않게 부모님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따뜻한 호응을 보냈습니다.

대치동에서 20년 가까이 편의점을 운영해 ‘대치 할아버지’라고 불린다는 강대치(가명∙71세)씨는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별것도 아닌데 이렇게 큰 화제가 돼 쑥스럽다며”며 웃었습니다.

안내문을 붙인 이유를 물으니 “편의점이 학원가에 있는데 부모들이 학원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을 픽업한다”며 “추울 때 아이들이 밖에서 엄마 차 기다린다고 5분, 10분씩 벌벌 떨고 서 있는 게 안타까워서 편의점 안에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이야기를 하다 안내문을 붙이게 됐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공부하려고 이 학원 저 학원 돌아다니는 게 기특하면서도 귀여웠다”면서 “장래에 커서 우리나라를 가꿔갈 자원이니까 누구 집 애들 따지지 않고 잘 키워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안내문을 붙인 이후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아저씨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할 때마다 고마운 마음이 담긴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앞으로도 계속 안내문을 붙여놓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점주 강씨의 호의는 비단 겨울철뿐만이 아니라 여름엔 아이들이 비를 맞고 서 있으면 우산을 챙겨주기도 했다는데요. 이런 그의 진심을 학생들도 느꼈기 때문일까요. 학창시절 이 편의점에 들렀던 학생들이 이제는 사회의 멋진 어른이 되어 가끔 편의점을 찾아와 인사를 나눈다고 합니다. 이번에 화제가 된 건, 안내문뿐 아니라 항상 어린이들을 따뜻하게 진심으로 대해온 그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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