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로 만든 동물 사료, 괜찮나요? Q&A [에코노트]

게티이미지뱅크

지난주 음식물 쓰레기 분류를 다룬 기사에 꽤 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중에서도 “음식물 쓰레기로 동물 사료를 만든다니 충격”이라는 반응이 다수였는데요.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나 비료로 재활용하는 건 2005년 음식물류 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음식물 부피나 무게를 재는 방식으로 비용을 부과하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는 2013년부터 전면 실시됐지요.

이제 ‘음쓰’를 버리는 건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상입니다. 그런데 버리는 방법은 열심히 공부해도, 버린 후에는 ‘알아서 잘 처리되겠지’라는 마음을 가졌던 게 사실이죠.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물 쓰레기, 대체 어떻게 처리되는 건지 Q&A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Q. 음식물 쓰레기, 얼마나 재활용되나요?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서 분리배출한 음식물 쓰레기는 자원화 시설을 거쳐 재활용 되는 비율이 90% 정도 됩니다. 재활용 방법은 ① 사료화 ② 퇴비화 ③ 바이오가스화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바이오가스는 유기질 폐기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말하는데요. 이 메탄가스를 전기나 열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19년 기준 연간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522만톤이었는데, 이중 사료화로 처리된 용량은 189만톤(36.2%)입니다. 퇴비화는 199만톤(38.1%), 바이오가스화는 66만톤(12.7%), 발효 등 기타는 68만톤(13%)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통계를 살펴보면 사료화 비율은 44.9%→44.6% →42.9%→ 40.3% →36.2%로 다소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참고로 바이오가스화는 그동안 기타로 분류되다가 2018년부터 별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Q. 상한 음식도 있는데… 사료 만들어도 괜찮을까요?
게티이미지뱅크

음식물 쓰레기의 사료화 공정은 ① 파쇄 ② 이물질 제거 ③ 압축(탈수) ④ 100℃에서 30분 이상 가열 ④ 추가 이물질 제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때 수분을 14% 이하로 건조하면 건식 사료, 그 이상이면 습식 사료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중 습식사료는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사실상 생산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음식물 폐기물로 만든 사료’를 떠올리면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지만, 모든 공정을 거친 건식 사료는 퇴비와 비슷한 가루 형태입니다.

한국환경공단 에너지정책지원부의 이준상 차장은 “고온으로 가열하는 과정에서 대장균 등 병원균이 멸균된다”며 “건식 사료의 수분 기준을 맞추기 위해 30분보다 더 오랜 시간 가열하고 온도도 높게 설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음식에는 염분이 많아서 사료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 차장은 “물을 섞어서 희석 시키는 과정이 있고, 염분은 대부분 폐기물을 압축할 때 나오는 음폐수에 많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국물을 먹지 않는 것처럼, 물을 짜낸 고형물에는 염분 함량이 적다는 거죠. 다만 사료 품질을 평가할 때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기준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고 합니다.

이 차장은 “ASF 때문에 습식 사료 사용량은 거의 없어졌다고 보면 된다”면서 “건식 사료도 100% 그것만 먹이는 것이 아니라 혼합해 먹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룟값 절감도 중요하지만 가축의 육질이 떨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음식물 폐기물을 이용한 건식 사료를 먹이는 비율이 계속 줄고 있고, 이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전했습니다.

Q. 음식물 폐기물로 만든 사료, 어떻게 쓰이나요?
음식물 폐기물을 이용해 만든 사료의 최종 형태. 천안시 유튜브 캡처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한 사료는 법적으로 반추동물에게 먹일 수 없습니다. 반추동물은 소나 양, 염소처럼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을 말합니다. 그럼 돼지나 가금류에게 먹여야 하는데, 상황이 조금 복잡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2019년에 ASF가 발생하면서 현재 돼지농가에는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사료가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양계 농가에서는 가축의 성장이나 육질을 고려해서 음식물 쓰레기 건식 사료 사용을 줄이고 있죠. ‘수분 함량 14% 이하’라는 기준이 가금류가 먹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사료를 동애등에(파리 애벌레) 사육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동물에게 직접 주는 것이 아니라, 애벌레에게 먹여서 고급 사료를 만드는 것이죠.

한국음식물자원화협회 관계자는 “성충이 되기 전 애벌레를 건조하면 순도 높은 기름을 짤 수 있고, 이 기름은 양어용 배합사료나 개·고양이 사료 등을 코팅하는 데 쓰인다. 또 기름을 짜고 난 애벌레도 단백질이 많아 양어용 사료의 원료가 된다. 애벌레의 분변토도 고급 퇴비 기능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현장에서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통계는 없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한 건식 사료는 유기질 비료에도 섞어서 사용할 수 있는데요. (전체 원료의 30%이내) 음식물 폐기물 사료화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재 만들어진 사료가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서는 환경부나 농림축산식품부 모두 정확한 통계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Q. 복잡한 ‘음쓰’ 배출, 더 단순해질 수 없나요?
게티이미지뱅크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 기준이 어려운 이유는 ‘사료화’ 때문입니다. ‘동물이 먹을 수 있는가’를 따지다보니 귤껍질은 음식물 쓰레기, 파인애플 껍질은 일반 쓰레기로 구분하는 등 세밀한 기준이 생겨난 거죠.

또 지역마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설 여건이 다르고, 사료화를 하지 않는 지역도 있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 기준을 일부 다르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주민센터에 문의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분류가 복잡해질수록 분리배출 피로도는 높아지고, 몰라서 제대로 버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지겠죠. 음식물 분리배출 제도가 생긴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도 “버릴 때마다 헷갈린다”는 말이 나오는 건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다행스러운 점은 정부가 음식물 쓰레기의 바이오가스화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인데요. 환경부는 2030년까지 현재 생산되는 바이오가스 양을 두 배 정도로 늘릴 계획입니다. 과거보다 바이오가스 기술이 발전했고 탄소 중립 요구도 높아졌거든요.

사료화와 퇴비화가 수분을 짜내고 남은 고형물을 이용한 재활용 방법이었다면, 바이오가스화는 음식물 쓰레기를 짜서 나온 음폐수를 중심으로 한 기술입니다.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바이오가스로 재활용하게 된다면 음식물을 이토록 자세히 구분해서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준상 차장은 “현재 바이오가스화를 위한 대형 시설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바이오가스화는 고형물을 이용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이 비중이 높아지면 지금보다는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선별하는 것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제도가 바뀌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겁니다. A지자체의 경우 최근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 완화를 위해 현장 의견을 수렴했는데요. 지자체에서 처리하는 음식물은 가정뿐 아니라 소형음식점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일반 가정만 배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합니다. 타 지역에서 이사를 오는 경우도 있으니, A지자체만 기준을 완화하는 게 맞느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복잡하고, 생각보다 우리에게 밀접한 ‘음쓰’의 세계. 지자체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더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폐기물을 관리하는 환경부와 사료·비료를 관리하는 농림축산식품부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진다면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하는 시점도 더 빨라지겠죠. 음식물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문제와 함께 ‘어떻게 해야 분리배출이 쉬워질까?’ 하는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더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환경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하죠?’ 매일 들어도 헷갈리는 환경 이슈, 지구를 지키는 착한 소비 노하우를 [에코노트]에서 풀어드립니다. 환경과 관련된 생활 속 궁금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에코노트]
다회용컵 씻는 물·세제도 환경오염 아니냐고요? [에코노트]
뚜껑 닫을까 말까…‘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총정리 [에코노트]
우유팩과 두유팩도 따로 배출하라구요? [에코노트]
귤 껍질은 음식물쓰레기, 말린 껍질은요? [에코노트]
올해 난 ‘친환경’적으로 살았나…자가점검 6문항[에코노트]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