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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마다 월 400만~500만원 손해”… 소상공인 피해, 누가 책임지나


지난해 말 시작된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지부의 파업이 계속되자 온라인몰을 운영 중인 소상공인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송장 출력이 제한되거나 파업 여파를 우려한 고객들이 주문을 취소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판매자들은 노조뿐 아니라 CJ대한통운으로 비판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취미용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이모(51)씨는 5일 “매일 반송택배가 30~40개 돌아오고 있다. 지난주 월요일에 발송했던 것들”이라며 “이렇게 파업할 때마다 월 매출에서 400만~500만원씩 손해를 입는 데, 이건 누가 보상해주나”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판매자들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반복된 택배노조의 파업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이씨는 “한 사장님은 파업 때마다 월 1억원 손해를 본다더라. 다들 택배사를 바꾸려고 알아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상공인 불만은 매출 감소뿐 아니라 고객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버리게 된 포장재 등의 보상을 누구에게서도 받을 수 없다는 점에 뿌리를 둔다. 상품을 조금이라도 더 팔려고 기존 택배비의 2배에 달하는 돈을 지불하는가 하면, 쿠팡 등 이커머스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제때 배송을 하지 못해 패널티 점수를 받는 등 부수적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피해를 누가 책임져야 할까. 우선 송장 출력이 제한되기 전 해당 지역으로 택배를 발송한 경우, 발송과 반송에 드는 비용은 CJ대한통운에서 판매자에게 청구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제정한 택배표준약관 제6장 22조 4항은 ‘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이 사업자 또는 운송 위탁을 받은 자, 기타 운송을 위하여 관여된 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때에 사업자는 모든 손해를 배상한다’고 규정한다. 택배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파손되거나 없어지는 경우 판매자가 CJ대한통운에 배상을 요청하면 약관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은 CJ대한통운, 노조 어디에도 묻기 어렵다. 택배기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라서 노동법을 적용하기도, 공정거래법을 적용하기도 애매하다. 전문가들 의견도 분분하다.

우선, 택배노조가 합법노조 지위를 얻었다는 점을 감안해 노동법을 적용하면 소상공인 판매자들은 노조나 본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헌법으로 보장하는 파업권을 행사한 것이라, 파업 주체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달리, 택배기사가 개인사업자 지위를 갖기 때문에 사업주들의 담합 행동으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상공인 판매자들 대부분이 대리점·택배기사와 운송계약을 맺기 때문에 책임 주체를 대리점 혹은 택배기사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쪽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결국 택배노조 파업에 따른 피해는 소상공인 판매자를 포함한 ‘소비자’가 떠안는 모양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사안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정부가 관련 대책을 논의하지도 않은 채 방관하면서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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