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이혼, 그렇게 큰 흠인가요?” [사연뉴스]

“이혼가정과 결혼 안 돼” 부모 반대에
보다 못한 여동생이 오빠 사연 올려
“지나치다” 반면 “반기기 어렵다” 댓글도


‘돌싱’(돌아온 싱글) 방송인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 만큼 이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현실에선 아직도 먼 이야기인가 봅니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빠의 결혼을 걱정하는 동생 A씨의 사연이 등장해 시선을 끌었습니다.

A씨는 오빠가 결혼을 생각 중인 여자친구가 이혼 가정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오빠의 결혼을 반대하는 자기 부모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A씨는 글에서 “이혼가정은 무조건 문제가 있다. 결핍이 있어 같이 살면 행복하지 못할 거다”라며 오빠의 결혼을 막는 부모를 이해할 수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경제적인 형편도 사업에 성공한 여자친구 쪽이 낫다고 합니다. A씨는 “오빠 여자친구 어머님이 사업을 하셔서 잘 사는 편이지만 우리 집은 ‘평범 이하’ 정도”라며 “또래들과 달리 못 해보고 못 먹어본 것도 많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오빠의 여자친구가 패밀리 레스토랑 쿠폰을 보내 챙겨주는 등 살갑게 대했다고 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오빠 여자친구의 부끄럼타는 성격 때문에 부모가 더 강하게 반대하는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오빠 여자친구가 A씨 집에 와도 부모를 어려워해서 대답만 짧게 하는 정도라고 합니다. 여자친구가 가고 나면 A씨의 부모는 “무슨 애가 저리 숫기가 없냐”며 여자친구의 성격을 이혼 가정에서 자란 탓으로 돌렸다고 합니다.

A씨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모의 행동도 소개했습니다. 오빠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사업 중인 화장품 선물 박스를 보냈는데 A씨 어머니는 이를 ‘돈 안 드는 공짜 선물’이라고 맘에 안 들어하면서도 정작 그 화장품을 열심히 쓰고 있다는 겁니다. 보다 못한 A씨가 “그 화장품들이 수백만원 어치는 된다”며 한우세트라도 보내자고 제안했지만 부모님은 “오바하지 말라”며 단칼에 거절했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A씨 부모는 “아무튼 이혼한 집은 안 돼!”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A씨는 “아무리 봐도 언니가 집안도 좋고 착한 사람인 것 같은데 이혼가정이라고 이렇게까지 인격 모독을 당하는 게 정상인가요? 제가 보기엔 오빠가 땡잡은 것 같은데 어른들 기준엔 이혼가정이 그렇게 심각한 흠인가요? 왜 이렇게까지 억척스럽게 반대하실까요”라고 물으며 글을 마쳤습니다. A씨 오빠의 힘겨운 부모 설득 작업은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체로 A씨의 부모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A씨의 부모가 경제적 능력이 월등한 상대 가정과 기싸움을 벌이려다 혼사를 망치고 있다는 댓글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렇게 넉넉한 집 아가씨면 이혼이 딱히 큰 흠이 되지 않는다”는 댓글이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부모님이) 계속 반대하셔서 오빠 여자 친구분이 정신 차리고 다른 조건 좋은 남자 만나기를 바란다”고 뼈있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A씨 부모를 향해 “아들에게 평생 원망 들으면서 살거나 연을 끊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글도 보였습니다.

반면 “홀어머니에 외동딸이면 반기기 어려운 환경이긴 하다. ‘쟤랑 결혼시키면 이제 내 아들은 아들 노릇보다 사위 노릇이 우선’이라는 점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며 A씨 부모의 반응을 이해한다는 누리꾼도 있었습니다.

A씨의 오빠, 과연 무사히 결혼에 골인할 수 있을까요? 상대 부모의 이혼 사실이 흠이라는 부모님과 이를 이해하지 못 하는 자녀 세대의 가치관 차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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