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변속하자 시속 70㎞로…차량 급발진” 유족 절규


지난달 청주시에서 발생한 차량 사고 피해자의 유족이 ‘급발진’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14일 지난달 21일 오후 2시47분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주택가에서 A씨(64)의 승용차가 갑자기 뒤로 돌진했다. 튕기듯이 움직인 차량은 점차 속도를 내더니 약 30m 떨어진 주택 담벼락을 충돌하고 60m를 더 질주해 도로에 주차해 있던 5t 트럭을 들이받았다.

90여m를 움직이는 사이 차량 속도는 26㎞/h에서 68㎞/h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엔진 회전수(RPM)도 3000rpm에서 6000rpm까지 높아졌다. 사고 충격으로 A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고, 열흘 만에 숨졌다.

유족들은 여러 가지 정황에 미뤄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차량은 출고한 지 여덟 달밖에 안 된 새 차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동생은 “블랙박스를 확인해보니 누나가 기어를 변경하자마자 차가 ‘부웅’하는 굉음을 내며 돌진했다”며 “차분한 성격의 누나는 접촉사고 피해 1건 외에는 16년간 무사고의 베테랑 운전자”라고 차량 결함에 무게를 실었다.

사고조사 과정에서 운전미숙 가능성 등이 언급되자 유족들은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은 13일 오후 4시까지 3372명의 공감을 얻었다.

A씨 경우처럼 최근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차량이 갑자기 가속하는 급발진 피해 호소가 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급발진 의심 신고는 2019년 33건, 이듬해 25건, 지난해 40건으로 증가 추세다. 그러나 이 가운데 급발진 사고로 인정된 사례는 거의 없다.

A씨 사고도 경찰 조사에서는 특별한 차량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한 결과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없다”며 “주변 건물이나 차량에 설치된 CCTV도 확인했는데, 브레이크등도 켜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DR 기록이나 브레이크 점등 여부로만 급발진을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차량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급발진 피해 신고가 잇따르는 만큼 자동자 제조사에 입증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찰은 정확한 감정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차량의 EDR을 보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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