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27억 가졌으니…환경미화원, 해고하라고요?

환경미화원 유튜브 채널서 성공담 공개에
“차 있고 돈 많으니 해고하라” 민원 빗발
구청 “근무 시간 열심히 일해…해고 어렵다”

27억 자산가로 알려진 환경미화원 A씨. 채널 ‘갈 때까지 간 남자’ 캡처

한 환경미화원 유튜버가 빌라 투자에 성공해 27억원의 자산을 모았고, 외제차를 타고 있다고 밝히자 소속 구청에 그를 해고하라는 민원이 쏟아졌다. 환경미화원은 이런 반응에 억울함을 호소했고, 해당 구청은 민원인들에게 “해고하기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사치남’(사고치는 남자)을 운영하는 환경미화원 A씨는 최근 채널 게시판을 통해 “구청에 저를 해고하라는 전화가 많이 온다”며 “구청에 불려가 주의를 받고, 불합리한 인사이동으로 근무시간도 변경됐다. 자산이 많으면 해고당해야 하나”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는 “국민으로서 세금을 내면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을 해고할 권한이 있나? 어려운 사람에게 직업을 양도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그동안 자신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책임져야 할 가족들이 있다. 어머니도 갑상선암에 걸려 제가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것 역시 선의였음을 강조했다. 그는 “마치 돈 자랑, 차 자랑으로 변질돼 사진이 돌아다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20대, 30대에게 희망과 동기부여가 됐으면 해서 출연한 것”이라며 “더는 저와 환경미화원분들께 피해가 안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당구청 관계자는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A씨 해고 요구 민원인들에게 “개인적인 일이고 근무시간에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그밖의 이유로 A씨를 해고하는 건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빗발치는 민원때문에 불합리한 인사이동을 당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정기적으로 1~2년에 한 번씩 인사이동을 한다”면서 “랜덤시스템에 집어넣어 무작위로 배치하는 형식이라 보복성일 수 없고, 이번엔 A씨 뿐만 아니라 환경미화원 97명 중 85명의 근무지와 근무시간대가 변경됐다”고 밝혔다. 구청 측은 이날 A씨를 불러 보복성 인사이동이 아님을 충분히 설명했고, 이에 A씨 역시 수긍했다고 한다.

유튜브 ‘사치남’ 캡처

A씨가 논란이 된 것은 지난달 유튜브 ‘사치남’에서 부동산 경매로 11채 빌라를 소유하고 있고, 월세로만 400만원을 포함해 월수입 1000만원을 벌고 있다고 밝히면서다.

A씨는 ‘BMW를 타고 출근하는 27억 자산 환경미화원’이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BMW 타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20대, 30대가 이 영상을 보고 단 한 명이라도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며 27억 모은 사연을 밝혔지만 이후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A씨는 최근 유튜브 채널 ‘갈 때까지 간 남자’에 출연해 가난한 유년 시절을 언급하며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과정 등을 소개했다.

그는 어린 시절 가난하게 자랐기 때문에 매달 고정적인 수입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의 필요성을 간절히 느꼈다고 했다. 환경미화원을 하게 된 이유도 “고등학교 졸업장을 가진 사람이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는 직업을 찾다 보니 미화원이 있었고, 복지 혜택도 좋다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봉은 4400만원 정도”라며 “주 5일만 일하면 연봉이 한 3000만원 초반 정도인데 한 달에 많이 쉬면 이틀, 보통 단 하루만 쉬면서 일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이 벌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해도 부자가 되지 않기 때문에 빌라 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전에는 세 놓은 집을 직접 관리하고 오후 2시~11시까지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A씨는 “흙수저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아직 부자는 아니지만, 가난은 벗어났다고 생각한다”며 “희망을 놓지 말고 실천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통상 공무원들의 유튜브 활동은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고 공무원 품위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다. 일정액 이상의 수익이 날 경우 겸직 신고 등의 절차만 밟으면 된다. 구청 측은 그동안 A씨의 유튜브 활동은 허용하되, 논란을 의식해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이라는 사실 노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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