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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두뇌 전쟁 점입가경…MS도 자체 칩 개발 참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체 칩 개발에 뛰어든다. PC운영체제와 클라우드 시장에서 큰 영향력이 있는 MS의 움직임은 반도체 시장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의 ‘두뇌 전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17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애플에서 칩셋 설계를 담당하던 마이크 필리포를 최근 영입했다.

필리포는 2019년부터 2년간 애플에서 M1 칩셋 설계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는 ARM에서 모바일 칩셋 설계를 했고, 인텔과 AMD 등에서도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이번 영입은 MS가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서버에 자체 설계한 칩셋 사용을 본격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MS는 수년 전부터 클라우드 서버와 서피스 PC용 칩셋 개발에 착수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클라우드 사용이 크게 늘면서 전 세계의 주요 클라우드 업체는 앞다퉈 자체 칩셋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아마존, 구글 등은 이미 자체 칩셋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면서 ‘인텔 종속’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인텔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AMD가 최근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10%에 미치지 못한다.

클라우드 업체 입장에선 자체 칩셋 개발이 인텔에 의존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과거에는 단순 계산을 빠르게 하는 연산 능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업체별 특화 기능을 구현하는 게 갈수록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기능을 잘 구현할 수 있는 칩셋을 직접 개발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와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업체들이 초미세공정 경쟁을 벌이면서 설계된 칩셋을 잘 만들어줄 수 있는 여건은 조성돼 있다. 칩셋 내재화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칩셋 내재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인재 쟁탈전도 치열하다. 최근 몇 년간 아이폰용 A시리즈 칩셋과 맥용 M1 칩셋을 잇달아 선보이며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었던 애플은 핵심 인력을 잇달아 잃게 됐다. 2013년부터 맥 시스템 아키텍처 책임자로 일하던 제프 윌콕스가 최근 인텔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애플이 인텔을 벗어나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윌콕스는 인텔에서 모든 고객의 칩셋 아키텍처를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그는 과거에 인텔, 매그넘, 엔비디아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애플은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4년간 애플에서 일하면 최대 18만 달러(약 2억1400만원)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보장했지만, 떠나는 인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M1 출시로 애플 실리콘 전략이 자리를 잡게되자 핵심 인재들이 새로운 도전을 찾아 나서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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