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특정 혈액암 환자, 코로나 백신 맞고 신경마비질환 주의

70·80대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 환자 2명

길랭바레 증후군 발생 국제 학술지 첫 보고

독감 백신 접종 후에도 발생 보고 있어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으로 불리는 특정 혈액암 환자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말초신경 마비 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에 걸린 사례 2건이 학계에 처음으로 보고됐다.

다만 코로나 백신 접종과 길랭바레 증후군 간의 시간적 선후 관계를 보여줄 뿐 인과관계가 확인되지는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악성 림프종의 45% 정도를 차지하는 거대B세포림프종은 국내에 연간 2000명 정도 발생한다.

B세포림프종 환자들의 경우 코로나 감염과 중증 진행 예방을 위해 백신을 되도록 맞되, 접종 후 팔·다리 마비 등 이상 반응이 발생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대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립암센터 엄현석 부속병원장, 현재원 신경과 전문의, 전준영 감염내과 전문의, 박소현 핵의학과 전문의는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으로 복합 면역·항암치료후 완전관해(암세포가 사라짐)상태인 70대와 80대 환자가 화이자 백신 접종 후 길랭바레 증후군이 발생한 2건의 증례를 국제 학술지 ‘랜싯 뉴롤로지(Lancet Neurology)’ 최신호에 보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을 침범하는 드문 염증성 질환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팔·다리 근력 저하와 감각 이상이 흔히 동반된다. 심하면 호흡근육 마비로 인해 숨을 못쉬는 상황이 초래된다.

바이러스나 세균 등 선행 감염이나 인플루엔자(독감)백신 접종 후에도 길랭바레 증후군 발생 사례가 보고돼 있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도 ‘특별 관심 이상반응’ 중 하나로 분류돼 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의 국가 예방접종 사업은 대부분 영유아·아동 대상이고 고령층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예방접종을 시행한 전례가 없어서 고령의 기저질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드문 부작용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2명의 환자는 코로나 백신 접종 2~3주 후에 팔·다리 마비 증상이 나타난 걸로 확인됐다.

엄현석 부속병원장은 “백신 접종 후 몸 속 면역을 담당하는 B세포에 의해 생성되는 항체가 신경세포와 교차 반응을 일으켜 길랭바레 증후군을 유발하지 않는가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혈액암 환자는 별 문제 없는데, B세포 기능 이상이 있었던 B세포림프종 환자들에게서만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경우 향후 예방 접종 부작용에 주의깊은 관찰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방접종 후 길랭바레 증후군은 발생률이 10만명 당 1~2건으로 매우 낮고 코로나19 감염 자체로도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는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치명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백신 접종의 이득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엄 병원장은 “길랭바레 증후군이 나타나더라도 빠른 병원 방문과 대처를 하면 큰 문제 없다”면서 “이번에 보고된 2명의 경우 면역 글로불린 치료 등을 통해 증상이 개선됐고 현재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