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성폭행 전직 군 간부… “입증 어려워” 무죄

전 정보사 소속 간부 A중령·B상사
탈북 여성 ‘그루밍 성폭행’ 혐의
檢 징역 10년, 7년 구형했으나
“증거 자료 부족” 무죄 선고

국민일보DB

탈북 여성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국군 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 간부가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잘해서 무죄가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박남준)는 18일 선고 공판에서 상습 피감독자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정보사 소속 A중령과 B상사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그루밍(길들이기·grooming) 성폭력 형태로 위력이 행사됐는지가 중요하다”며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등 증거 내용을 살펴보면 위력 행사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의 진술도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일관적이지 않은 부분이 많고,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여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그루밍 성폭력이란 통상적으로 피해자와 친분을 쌓으면서 심리적인 지배상태를 형성한 뒤 성적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그루밍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길들여 성폭력을 쉽게 하거나 감추는 행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피해 사실 입증이 쉽지 않아 처벌이 어렵다. 재판부도 이 점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증거자료 등을 통한 그루밍 성폭력에 대한 입증이 어려워 무죄가 나온 것”이라면서 “피고인들 모두 잘해서 무죄가 나온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A중령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6차례에 걸쳐 탈북 여성 C씨를 성폭행하고, 1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상사도 2019년 C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정보사에서 근무하며 탈북자와 접촉해 북한군 관련 정보 등을 수집하는 업무를 했다. 이 과정에서 2016년 알게 된 탈북 여성 C씨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재판받아 온 두 사람은 이 사건으로 해임됐고, 지난 8월 민간법원인 수원지법 성남지원으로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A중령에게 징역 10년을, B상사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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