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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에 신흥국보다 3배 약세의 늪에 빠진 원화

지난해 원화가치 8.2% 하락-신흥국 하락은 2.7% 그쳐 대조

국제원자재값 폭등, 지나친 중국 경제 의존 등이 원인






수출호조 등 경제 펀더멘털이 견실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달러 강세에 우리나라 원화 절하 폭이 다른 신흥국 통화의 3배나 될 정도로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에 실린 ‘최근 원화 약세 원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률(달러 대비 원화가치 하락률)은 8.2%로 달러 인덱스 국가(6.3%)는 물론 신흥국의 대미 환율 상승률 2.7%를 훨씬 웃돌았다. 달러 인덱스는 미 달러화와 6개 주요국가의 통화를 바스켓처럼 묶어 비교한 통화지수를 말한다.

요즘의 글로벌 경기 상황과 유사하게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규모 축소) 기대, 중국 경기 부진 등에 달러 강세를 보였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기(2012년 12월~2013년 7월)와 비교해도 달러인덱스(2.6%→6.3%)와 신흥국 통화(0.1%→2.7%)의 절하 확대 폭보다 원화의 절하 확대 폭(3.6%→8.2%)이 더 크다.

한은은 우리경제의 높은 대외리스크 때문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은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기대를 상승시켰으며, 이에 대응한 미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이 고조되며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에 해외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원화는 기타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높은 대중 교역 의존도로 인해 원화 환율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헝다그룹 위기 등으로 심화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 의존도(2020년 기준)는 24.6%로 동남아 5개국(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17.2%)이나 다른 신흥국(13.3%)보다 월등히 높다. 한은은 아울러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식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비중 축소로 투자자금이 유출되며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다만 연초 연준의 긴축 강화 소식에 달러당 1200원대로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1월 중반이후 1190원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사태가 완화돼 경기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 달러를 당분간 약세로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긴축 리스크가 자칫 글로벌 자금의 탈 위험자산 현상을 촉발시킬 수 있었지만 달러화의 예상 밖 안정 혹은 약세 현상이 이러한 우려를 상당부분 희석시켜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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