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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자금으로 ‘친중’ 후보 지원한 대만 기업인 징역형…선거 개입 파장 예상

2020년 대만 총통 선거
中 국무원에서 2억8000만원 지원받은 혐의로 기소
타이베이 법원 “돈으로 선거 얼룩지게 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가운데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국민일보 DB

2020년 대만 총통 선거 때 중국 정부 돈으로 친중 성향의 야당 후보를 지원한 대만 기업인 5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만 법원이 중국 정부의 선거 개입을 인정한 것이다.

18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전날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로부터 149만 위안(2억8000만원)을 지원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대만 기업인 린화이에게 징역 3년1개월과 피선거권 제한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함께 기소된 다른 기업인 4명에 대해서도 징역 1년 8개월과 2년간 피선거권 제한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대만 검찰은 린화이가 2019년 12월 중국 후난성 창사시 대만사무판공실의 황다오녠 경제처장을 만나 자금 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대만사무판공실이 중국과의 교류 협력을 중시하는 대만 국민당과 한궈위 후보를 위한 활동 자금으로 350만 위안(약 6억5000만원)을 책정했고, 이중 149만 위안을 린화이 등이 받아 집행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린화이가 대선 투표를 위해 대만행 항공권을 구입한 대만 사람들에게 1550위안(29만원)의 보조금 지급 계획을 공개해 467명으로부터 지원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돈으로 선거를 얼룩지게 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한궈위 측은 후보 당시 선거본부에 어떠한 자금도 유입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궈위는 2018년 지방선거 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텃밭인 가오슝 시장 선거에서 당선됐고 그 여세를 몰아 총통 선거에 출마했다가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에 패했다.

2020년 대만 총통을 뽑는 선거의 최대 쟁점은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었다. 2019년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가 대대적으로 벌어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됐던 때다. 당시 미·중은 서로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이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을 지지해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대만 선거를 방해하고 있는 건 미국이라고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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