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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공장, 협업… K-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잡기’ 안간힘

LG화학 구미 양극재공장 조감도. LG화학 제공

배터리 기업들이 ‘공급체인 구축’에 뛰어들고 있다. 출발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불안감은 증폭됐다. 이에 배터리 제조기업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 원자재·소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아예 소재 생산법인을 설립하거나 협업·합작을 강화하고 있다. 원자재를 공급 계약을 길게 맺거나 다른 원자재를 사용하는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는 식으로 ‘위험 분산’에도 나섰다.

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이다. 이 가운데 원가 비중이 가장 큰 소재는 양극재다. 이어 분리막, 음극재, 전해질 순이다. 니켈 함유량을 높이는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에 주력하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양극재로 NCM(니켈, 코발트, 망간)을 많이 쓴다. 망간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한 NCA도 사용한다.

배터리 원자재·소재는 뜨거운 전쟁터다.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을 받는 데다, 전기차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배터리 수요는 폭발하고 있다. 때문에 주요 기업은 그룹 차원에서 원자재·소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소재의 내재화’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로 국가 간 분업이나 원자재·소재 조달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어서다. 기업 내부 혹은 그룹 안에 소재 공급망을 만들어 외부충격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지난 11일 경북 구미시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했다. 2025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해 단일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연산 6만t)을 건설한다.

기업들은 굴을 하나만 파지는 않는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일본 도레이와 손잡고 유럽에 이차전지용 분리막 합작법인을 세웠다. 헝가리 코마롬-에스테르곰주에 있는 기존 도레이 관계사 공장 부지 안에 설립하는데, 2028년까지 연간 8억㎡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제조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0월 폴란드에서 분리막 1공장을 가동했다. 2공장은 내년에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24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3·4공장까지 짓는다. 유럽 최대 규모인 15억4000만㎡의 분리막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게 밑그림이다.

삼성SDI는 양극재 제조 자회사인 에스티엠(STM)과 합작법인인 에코프로이엠을 통해 ‘소재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코프로이엠은 지난해 10월 경북 포항에 연간 3만6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제1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여기에다 배터리 기업들은 광산업체 등과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선’ 찾기에 애를 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호주 라이온타운과 2024~2028년에 리튬 정광 70만t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 1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SK온은 스위스 글렌코어로부터 2020년부터 5년 동안 코발트 약 3만t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2019년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간펑리튬에 지분 투자를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0일 “보통 배터리 제조사, 완성차 업체들이 소재 장기계약을 맺기 때문에 전기차 산업 초창기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길어질수록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원자재·소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코발트 등의 원자재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소재로 대체할 수 있도록 차세대 기술 개발도 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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