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성폭행한 스키강사, 풀려난 뒤 회유 시도”

피해자 측 “경찰 초기 수사 부실…긴급체포 승인 못 받아”
풀려난 피의자, 주변인 통해 피해자 회유·진술 번복 시도

MBC 보도화면 캡처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초등학생을 무인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스키강사가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뒤 피해자 회유와 진술 번복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가 경찰에 긴급체포됐지만 경찰의 부실한 조사와 피의자의 항변을 받아들인 검찰이 긴급체포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2차 피해까지 이어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피해자 측 김정환 변호사는 1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피해자가 사는 지역의) 의료체계가 낙후돼 있기 때문에 서울까지 와서 정신적 치료를 받고 있고, 실제로 집 밖을 나가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많이 받은 상태”라며 “사건 직후 피의자가 피해자 주변인을 통해 사건을 무마하거나 진술을 번복시키려는 시도를 했었기 때문에 피해자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강원도 한 스키장에서 스키강사로 일하는 A씨(25)는 지난해 12월 25일 초등학교 6학년생인 B양을 불러내 무인모텔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MBC에 따르면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남학생들에게 ‘여자를 소개해 달라’며 휴대전화 사진을 본 뒤 B양을 지목했다. 남학생들은 B양은 초등학생이라며 만류했으나 A씨는 ‘상관없다’ 식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의 잔혹성이나 중대성 같은 부분은 성인 남성이 중고생을 통해 피해자를 물색해서 범행대상으로 삼아 유인하고, 실질적으로 강간에 이르는 과정에서 물리적 폭행, 목조름, 협박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사건 초기 범인을 풀어준 수사기관의 허술한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경찰이 피의자를 출석시킨 상태에서 바로 긴급체포를 해, 12시간 안에 검찰 승인을 받아야 했는데 뒷받침할 만한 어떤 조사도 안 됐다”며 “당시 피해자 진술도 확실히 듣지 않았고, 참고인 조사도 부족했고, 피의자 조사도 엄밀히 하지 않았던 상태라 검찰로서는 피의자가 자진출석했다는 이유만으로 긴급체포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까지 백번 양보해도 사전구속영장이라는 게 있다”며 “충분히 사전구속영장을 통해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주 넘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긴급체포 승인 자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의자 주변에서 회유해 (2차 피해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가 그렇게 어린 나이인지 알지 못했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 김 변호사는 “피해자를 유인할 때 도구로 쓰인 중고생이 ‘B양은 초등학생이라 너무 어리다’고 명백히 얘기했다고 하고, 실제로 B양도 A씨를 만나서 자신의 나이를 밝혔다고 했다. 나이를 몰랐다는 항변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왜 검찰에서 피의자 항변을 그대로 받아들였는지 이해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김 변호사는 피의자가 피해아동에게 음성녹음을 하도록 시켰다면서 “피의자 측에서 녹음을 가지고 성매매를 했을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성매매도 범죄”라며 “범행을 저지르는 자가 자신의 증거를 남긴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항변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의자 항변을 들어줄 수는 있지만, 수사기관은 그 항변에 대해 판단해야 하는데 이것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자 측에서는 상당히 분노하고 있다”며 “(사건에 대해) 끝까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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