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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불사한 7층 투신…‘공포의 분양합숙소’ 무슨 일이

강서경찰서, 4명 구속 송치
피해자 의식 회복해 진술 시작
합숙소서 부동산 분양 판촉 업무

서울 강서구의 부동산 분양 합숙소에서 지내다 건물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진 20대 남성의 동거인 4명이 19일 오전 강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법원은 지난 12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 꼭대기 층에 차려진 ‘부동산 분양 합숙소’에서 20대 남성을 감금한 4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건물 7층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졌던 피해자는 최근 의식을 회복해 감금과 탈출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을 시작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부동산 분양 합숙소에서 A씨를 감금한 혐의(체포·감금 등)로 분양팀장 B씨 등 동거인 4명을 19일 서울남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인 20대 초반 남성 A씨는 지난 9일 강서구 다세대주택 7층 합숙소에서 뛰어내렸다.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친 A씨는 이웃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 됐지만 중태에 빠졌다.

그는 최근 의식을 일부 회복하면서 경찰에 “(탈출을 위해) 스스로 건물에서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머리를 크게 다쳐 전체적인 진술을 하려면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씨는 발견 당시 신발과 외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고, 몸 곳곳에는 멍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A씨가 탈출 직전 폭행을 당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분양팀장 B씨와 미성년자 등 8명과 함께 살면서 부동산 분양 홍보 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 일당은 상가나 오피스텔 분양 홍보 물량을 따낸 뒤 가출자 등을 모집해 판촉 업무를 벌였다고 한다. A씨는 합숙소 내에서 분양 고객을 모집하기 위해 전화를 걸거나 길거리에서 전단을 돌리는 식의 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 등은 “업무 교육을 위해 합숙소를 운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동산 분양 홍보 업무 외에도 이들이 A씨에게 다른 일도 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9월 ‘가출한 사람을 도와주겠다’는 페이스북 글을 보고 연락해 합숙소 생활을 시작했다. 지낼 곳이 없던 A씨가 숙식이 제공되는 이곳에서 감금된 채로 폭행 등의 피해를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A씨가 합숙소 생활을 시작한 이후 A씨에 대한 실종 신고는 경찰에 접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은 감금 이유에 대해 “빌려준 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분양 홍보 일을 하고 정상적인 대금을 받았는지, 직원들과 부당한 계약를 체결했는지, 숙식 제공을 빌미로 터무니없는 돈을 요구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채무 관계라는 진술은 피의자의 일방적 주장일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 확인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CCTV 확인 결과 지난해 A씨는 전단지 배포를 위해 피의자들과 현장에 나갔다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이들에게 붙잡혀 다시 합숙소로 끌려왔고, 같은 날 7층에서 추락했다. 합숙소에서 함께 생활한 이들 중 A씨와 같은 감금 피해를 호소한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감금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추가 혐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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