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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앞세워 ‘수입차 무덤’ 일본에 상륙한다

2009년 일본 시장 떠난 지 13년 만
전기차 아이오닉5, 넥쏘 출시 유력
“고속성장 일본 전기차 시장 공략 적기”

현대자동차의 일본시장 진출시 선봉장에 설 것으로 유력한 전기차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빠르면 올해 일본시장에 다시 진출한다. 2009년 일본 열도를 떠난 지 13년 만이다.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시장을 공략할 ‘무기’가 무엇인지, ‘전략’을 어떻게 세웠는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그동안 쌓아올린 기술 경쟁력 등이 일본에서도 충분히 먹힐 수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전기차를 주목한다. 일본 업체보다 앞서는 전기차를 최전방에 투입해 고속성장하는 일본의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계산이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5와 넥쏘를 일본에서 출시하기로 하고 시기를 조율 중이다. 그동안 현대차의 일본 진출설은 계속 있었다. 일본 현지에서 현대차를 봤다는 목격담도 꾸준히 전해졌다.

그러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지난해 11월 일본 언론에 “선진 시장이면서도 가장 엄격한 시장인 일본에 진출하는 것을 신중하게 최종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소문은 사실로 굳어졌다. 현대차 일본 판매법인(HMJ)은 지난 6일 신규 인력 채용공고를 올리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가 현대차의 일본 진출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일본시장의 특수성이 자리한다. 일본시장은 수입차 비중이 8%를 넘지 못할 정도로 배타적이다.


현대차는 2001년 진출했다가 2009년 철수할 때까지 1만5000대가량 판매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었다. 현재 일본에서 운행을 하고 있는 현대차는 700대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가 미쓰비시 등 일본 완성차 업체의 기술을 토대로 성장했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현대차를 ‘2등 국민’이 만든 차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48만9118대를 판매해 처음으로 혼다(146만6630대), 닛산-미쓰비시(89만9217대)를 제쳤다. 일본이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을 강력하게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라는 실적을 거뒀다. 이런 성과를 근거로 판단하면, 일본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 사장은 “(일본의) 육아하는 여성과 활동적 고령층인 ‘액티브 시니어’는 ‘관념적’이 아니라 ‘실용적’으로 차를 고른다. 한국 차가 일본에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다각적으로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시장을 공략할 차종으로는 전기차 아이오닉5와 넥쏘가 유력하다. 일본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현재의 5배 수준인 15만개로 늘릴 방침이다. 전기차 보조금도 최대 80만엔(약 833만원)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일본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일본 완성차 업체는 그동안 하이브리드 차량에 올인하면서 상대적으로 전기차 전환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빠르게 성장 중인 일본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적기가 지금이라고 보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국내사업본부와 아태(아시아·태평양)권역본부를 합치는 방안을 검토했었는데, 이것도 일본시장 공략 차원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김 교수는 “일본 같은 배타적인 시장에서 자동차 기술을 전수받은 회사가 역수출을 한다는 건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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