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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속 공생 세균이 코로나19 감염 막아준다?

코 점막에 사는 표피포도상구균, 원인 바이러스 주요 진입 인자 억제 확인

코 점막에 이식 ‘흡입형 백신’, 치료제 개발 활용 기대


사람의 콧속에 공생하는 ‘좋은 세균’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 공생 미생물이 코 점막에 많을수록 바이러스 감염에 저항성이 높아지는 걸로 확인돼 향후 이를 이용한 ‘흡입형 백신’이나 범용 호흡기바이러스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팀은 코 공생 미생물인 ‘표피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이 코 상피세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진입 인자 발현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셀(Cell)지가 출판하는 융합과학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최근호에 발표했다.

코로나19는 코에서 많이 발현되는 ACE2(안지오텐신전환효소2)와 TMPRSS2(막관통세린계단백질분해효소)를 주요 진입 인자로 해 코 점막을 통해 전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ACE2를 수용체로 해 인체세포 내로 침범하며 TMPRSS2는 ACE2에 달라붙은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Spike protein)을 분해해 세포 내 진입을 돕는다. 즉,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 세포의 수용체와 단백질분해효소를 진입 인자로 이용해 호흡기세포 내로 침투하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침투는 이들 수용체와 단백질분해효소가 발현되는 곳에서 주로 이뤄지는데, 대표적인 곳이 바로 코 점막(상피세포)이며 코로나19 감염 억제 및 전파 제어를 위해서는 코 점막에 분포하는 바이러스의 진입 인자를 억제하는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의 코 점막에 항상 존재하는 약 3000마리 이상의 ‘비강 공생 미생물’의 기능에 주목했다. 공생 미생물은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지 않고 상생하며 그 중 ‘표피포도상구균’은 정상인의 코 점막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선행 연구에서 연구팀은 표피포도상구균이 평상시엔 활동하지 않다가 외부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방어 기전에 가장 필수적인 선천성 면역물질인 ‘인터페론’을 만들어내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었다.

이 점에 착안해 건강한 성인의 코 점막에서 분리한 표피포도상구균을 배양한 정상인의 코 상피세포에 처치한 뒤 실제 코로나19 감염을 억제시키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정상인에서 분리 배양한 표피포도상구균을 감염시킨 코 상피세포에서 코로나19 진입 인자인 ACE2와 TMPRSS2의 발현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건강한 성인의 코 점막에 표피포도상구균이 많이 존재할수록 이들 진입 인자의 발현이 감소되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표피포도상구균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인자 진입 억제 기전. 서울대병원 제공

표피포도상구균이 코 점막에 많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진입인자 발현이 낮아 감염에 저항성을 가질 수 있는 반면, 표피포도상구균이 코 점막에 적은 사람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더 심각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표피포도상구균을 이용하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제어할 좋은 타깃 물질 연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직 교수는 20일 “코 공생 미생물에 의한 바이러스 수용체 조절을 이용하면 향후 콧속 점막 내로 공생 미생물 이식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흡입형 백신’의 개발 혹은 감염 확산 억제를 위한 범용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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