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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승인 없이 공법 변경…타워크레인 21일 해체

공법 바꾼 이후 광주 붕괴사고 발생. 안전관리 계획 승인 묵살


광주 화정아이파크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현산)이 사전 승인 없이 콘크리트 타설 공법을 바꾼 사실이 드러났다.

나무 합판을 자재로 사용하는 재래식 거푸집(유로폼)이 아닌 무지보(데크 플레이트) 공법을 붕괴사고가 시작된 39층 바닥(PIT층 천장 슬래브)에 적용하면서 의무적인 안전관리 계획 변경 승인절차는 묵살됐다.

20일 광주 서구청 등에 따르면 현산은 꼭대기 층인 39층을 철근 자재를 활용한 무지보 공법으로 공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이 수월한 무지보 공법은 슬래브 바닥에 지지대(동바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공사 기간을 줄이는 대신 콘크리트 하중이 한곳으로 쏠리게 되면 붕괴위험이 커지는 단점이 있다.

현산 측은 39층 바닥 폭이 좁아 거푸집 아래에 동바리를 받치는 기존 공법 대신 자체 판단에 따라 무지보 공법으로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관리계획 변경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서구청은 이와 관련, 사고 현장의 공법 변경 승인 신청을 현산으로부터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외주 공인기관의 안전성 검증 과정도 당연히 생략됐다. 인허가 관청인 서구는 붕괴사고 이후 무지보 공법 적용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서구 관계자는 “하중 지지대 보완이 필요한 현산의 무지보 공법은 승인 대상으로 판단되지만, 이례적으로 신청 자체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산 측은 “안전성 확보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며 공법 변경 경위에 관한 해명을 미뤘다.

무단 공법 변경이 붕괴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규명될 경우 원청인 현산의 책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붕괴사고 10일째인 이날 추가 붕괴를 막고 수색대원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해체용 타워크레인 설치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색작업의 발목을 잡아 온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은 21일 완료될 예정이다. 광주시와 소방본부 등이 참여한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27t짜리 무게추, 기중기 팔(붐대), 조종실 순서로 붕괴사고가 난 201동 쪽으로 15도 정도 기울어진 사고 크레인의 상단부를 떼어낼 방침이다.

남은 고층부 외벽 붕괴를 막기 위해 31층과 38층 중앙부 잔존 내력 벽체와 외벽을 H형 철골재 임시보와 연결하고 19~21층 등의 슬래브가 무너지지 않도록 잭서포트를 받치는 작업도 병행한다.

대책본부는 만일의 타워 크레인 붕괴에 대비해 화정아이파크 1단지(동쪽), 인근 금호하이빌 아파트(서쪽), 아파트 신축 부지 공터(남쪽), 유스퀘어 터미널 주차장(북쪽) 등 해체할 크레인 반경 79m를 통제구역으로 설정했다.

대책본부 대변인 역할을 해온 박남언 광주시 시민안전실장은 “타워크레인 해체작업을 21일 오전 8시부터 시작해 오후 6시 안에 끝낼 예정”이라며 “규모가 비슷한 1200t급 이동식 해체용 크레인 2대와 건너편 203동에 설치한 타워크레인 등이 동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본부와 현산 측은 이날 201동 크레인을 주변 건물 4개 동과 8가닥의 강철 밧줄(와이어)로 묶는 작업을 벌였다. 해체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수색대원 안전을 위해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을 잠시 중단한다.

대책본부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상단부를 해체하면 고정장치 2~3개가 파손돼 건물에 기댄 타워크레인 추가 붕괴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타워크레인 해체를 모두 마치면 23일까지 바닥이 무너진 채 위태롭게 서 있는 외벽 안정화 작업을 거쳐 고층부에 가득 쌓인 잔해물을 치우고 나머지 실종자 5명을 찾는 수색에 속도를 내게 된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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