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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보호女 살해 김병찬 “경찰 목소리 듣고 흥분해 찔러”

김씨, 형량 낮은 우발적 범행 주장
피해 여성, 스마트워치로 신고 후 살해돼
검찰, ‘보복살인’ 혐의 기소
유족 “우발적 범죄 아냐…사형해야”

'신변보호 여성 살인' 피의자 86년생 김병찬. 뉴시스, 경찰청 제공

여성을 스토킹하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병찬(35)이 “스마트워치에서 나온 경찰 목소리를 듣고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김래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김씨는 “죽이려는 생각으로 찌른 것은 아니고, 흥분해 아무 생각 없이 칼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전 연인이었던 3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김씨를 스토킹 범죄로 네 차례 신고한 후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아왔다. 법원으로부터 김씨의 접근금지 조치도 받은 상태였다. 사건 당시 A씨는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로 경찰에 긴급구조 요청을 했고, 얼굴 등을 심하게 다친 채 발견됐다. 병원에 이송된 A씨는 결국 사망했다.

재판부가 범행 전날 흉기와 모자를 구매한 이유에 대해 묻자 김씨는 “경찰에게 보이면 안 될 것 같아서 구입했다”고 답했다. 흉기를 구매한 이유에 대해선 “죽이려고 한 게 아니고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라며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하지 않으려 할까 봐”라고 주장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A씨를 스토킹한 사정은 있으나 살해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면서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가정사를 이유로 비이성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다며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유족 오열 “누가 대화하려고 칼 들고 가나”

이날 법정에는 A씨의 여동생도 참석했다. A씨의 여동생은 눈물을 흘리며 “저희가 원하는 건 언니가 돌아오는 것밖에 없는데 방법이 없다”면서 “대화하려고 가는데 누가 칼을 들고 가느냐”고 말했다.

재판 직후 A씨의 유족은 “김씨는 또 다른 완전 범죄를 꿈꾸고 있었을 것”이라며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반성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면서 “사형선고를 원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증거조사 후 A씨의 여동생을 증인으로 불러 자세한 피해 내용 등을 증언하게 할 계획이다. 김병찬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은 3월 16일 오전 열린다.

우발적 살인, 보복 살인보다 형량 낮아

앞서 김병찬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도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휴대전화 등 디지털포렌식 결과 범행 도구나 방법 등을 여러차례 검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김병찬이 전 여자친구의 스토킹 신고 등에 앙심을 품고 보복성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구속송치했다. 검찰은 지난달 김병찬을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형법에 따르면 고소·고발이나 신고 등에 대해 보복할 목적으로 사람을 살해한 경우 특가법상 보복살인죄가 적용된다. 보복살인은 단순 살인보다 법정형이 높다. 형법상 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인 반면 특가법상 살인죄의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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