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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성희롱 사건의 진실은… 피해자 김잔디씨 책 냈다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 20일 출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 김잔디(가명)씨가 책을 냈다. 김씨는 20일 출간된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책에서 피해 내용, 고소에 이르게 된 과정, 2차 가해의 실상, 그로 인한 상처를 극복한 과정 등을 밝혔다.

김씨는 책에서 2020년 4월 서울시청 직원 회식 자리에서 동료에게 성폭행을 당한 이후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박 전 시장에게 성적 괴롭힘을 당해온 상처가 트라우마로 고여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세상에 꺼내 놓을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15년부터 4년 넘게 박 전 시장실에서 비서로 근무했다. 그는 2017년 상반기부터 박 전 시장이 사적으로 부적절한 연락을 해왔다며 성폭력 실태를 책에 기록했다.

“내실에서 둘만 있을 때 소원을 들어달라며 안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여자가 결혼을 하려면 섹스를 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성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문자를 보냈고, 런닝셔츠 차림의 사진을 보내면서, 나한테도 손톱 사진이나 잠옷 입은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다.“

세간에 ‘무릎 호 사건’으로 알려진 2018년 9월의 일에 대해서도 자세히 썼다.

“나는 일상적인 업무차 집무실에 들어갔고 그 안에 시장님과 나, 둘만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시장님께서 “여기 왜 그래? 내가 호 해줄까?”라고 말하며 상체를 내 무릎 쪽으로 기울이면서 급기야 무릎에 입술을 갖다 댄 것이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놀란 내가 뒤로 조금 물러나자 시장님이 균형을 잃고 휘청거려서 내가 부축하며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다… 내 무릎에는 멍이 들어 있었고, 시장님은 허허, 하며 웃었다… 분위기가 어색한 가운데 집무실을 나온 나는 탕비실에 가서 펌핑용 손세척제로 번질번질한 박 시장의 침이 묻어 있는 무릎을 깨끗이 닦았다.”

김씨는 책에서 비서실에서 경험한 부당한 요구와 관행도 폭로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통풍약을 대리처방 받아 타오고, 시장 가족의 명절음식도 챙겼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의 선거 운동 시 각종 회의와 의전을 공무원인 비서실에서 지원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4년간 큰 선거가 두 번 있었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나는 가족이나 캠프 직원이 아니다. 그런데 왜 선거 캠프 회의를, 주요 차담을, 각 지역위원회나 지지그룹 방문일정을 근무시간 외(꼭두새벽, 늦은 밤, 주말) 시장실에서 진행하고 나는 그 일을 지원해야 했을까.”

박 전 시장의 충격적인 죽음 이후 김씨는 그를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로 지목돼 마녀사냥을 당했다. 성희롱 사건의 진실을 둘러싼 공방도 끈질기게 이어졌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았고 극단적 선택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개명을 하고 성형수술까지 받았다. 지금은 서울시청에 복귀해 근무 중이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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