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미크론 쓰나미’…하루 4만명에 “사회 마비될 판”

일본 도쿄 시민들이 19일 마스크를 쓴 채 술집과 식당이 있는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왼쪽 사진). 도쿄도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급속 확산으로 음식점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 주류 제공 시간은 오후 8시까지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AP연합뉴스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일본 내 하루 확진자가 4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150여명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300배가량 폭증한 수치다. 이달 중 자가 격리자만 18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며 사회 기능 마비 우려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2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일본 신규 확진자 수는 4만62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기록한 역대 최다 기록 4만1487명을 하루 만에 경신한 것이다. 닛케이신문은 “이런 추세가 열흘 간 이어질 경우 이달 안에 자택 격리자만 1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닛케이 등 외신은 예상을 뛰어넘는 가파른 증가세에 놀란 일본의 모습을 생생히 전했다. 이들 매체는 사회 전 분야에서 심각한 인력난이 초래될 것이라며 이미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현재 일본은 어린이집을 통한 감염 확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 한 명만 감염돼도 어린이집 직원은 물론 모든 원내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부모들이 급작스럽게 격리 조치되거나 자녀를 돌보기 위해 결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일본에서 전면 휴원 결정을 내린 보육원은 86곳으로 집계됐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7곳에 불과했다. 닛케이신문은 14일 이후에도 휴원 하는 보육원이 급증하고 있다며 현 추세라면 지난해 9월 2일 기록한 역대 최대 휴원 규모(185곳)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곧 직장 내 일손 부족으로 이어질 것으로 닛케이는 예측했다.

의료 현장 역시 혼란에 빠졌다.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일본 당국의 대응이 오미크론 확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접 접촉자 분류·통보 등을 감염자가 발생한 회사나 학교 등에 맡기기 시작했지만 그러고도 인력이 부족해 감염자 관리 업무조차 크게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아사히신문은 현재 오사카부에서 보건소의 판단을 기다리는 환자 수만 8498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병원이 환자를 받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감염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병상 확보로 일반 병상이 부족해진 결과였다. 요미우리신문은 도쿄도 내에서 병상 부족으로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한 환자 반송 사례가 18일에만 260건이나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10개 병원에서 병상 부족으로 입원을 거절당한 80대 심근경색 환자가 마침내 도착한 병원에서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유증상자가 코로나19 감염 검사 예약을 잡지 못해 난처해진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선 유증상자의 경우 별도 지정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예약이 안 돼 검사를 받기 위해 며칠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감염자 수가 지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화 위험도가 낮고 잠복기도 짧은 만큼 유연한 대응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감염은 멈춰야 한다. 하지만 사회는 멈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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