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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파티 끝났다” 서학개미, 빠지는 주가에 속앓이

미국주식 보유액 월간 감소폭 사상 최대
미국 3대 증시 모두 고점 대비 하락세
서학개미 ‘기술주 사랑’, 손실폭 키울수도


새해 들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금리인상 예고에 미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서학개미(미국증시 개미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은 635억달러(약 75조51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677억7800만달러어치로 평가되던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보유액이 18일만에 42억달러(6.31%)나 줄어든 것이다.

1월 후반에 미 증시 움직임에 서학개미 보유액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이 달 현재 미국 주식 보유액 감소 폭(월간 기준)은 예탁결제원이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는 2020년 3월(-3억2900만달러), 지난해 4월(-12억달러), 9월(-6억4100만달러) 등 3차례를 제외하고 서학개미의 미 주식 보유액은 2년 가까이 수직상승을 거듭해왔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최근 미국 시장의 조정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주가 하락과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가 겹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학개미들의 주식 보유액이 급감한 배경에는 연준의 ‘유동성 회수’ 기조가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풀린 막대한 규모의 통화를 회수하기 위해 연준이 테이퍼링 조기마감, 기준금리 인상 등을 시사하자 시장이 성장 모멘텀을 잃고 고꾸라진 것이다. 앞서 공개된 연준 의사록을 보면 연준 멤버들은 이르면 오는 3월 내로 테이퍼링을 끝내고 곧바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언급했다.

실제 긴축에 대한 공포심리가 시장을 집어삼키며 미 증시는 최근 연일 급락세다. 지난 4·5일 각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S&P500(-5.93%)와 다우존스산업지수(-5.21%)는 열흘 새 5% 이상 빠졌다. 지난해 11월 고점을 찍은 나스닥지수는 이날 기준 11.55% 급락했다.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미국주식 종목을 보면 테슬라(1위), 애플(2위), 엔비디아(3위) 등 빅테크 기업들이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이런 기술주·성장주들은 증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다른 주식들보다 준수한 수익률을 안겨주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성장 모멘텀을 잃고 더 빠르게 추락할 위험이 크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변화를 이유로 기술주가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오미크론 우려로 실적 부담도 확산하고 있다”며 “앞으로 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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