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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고민’…“한방 노리다 실점한다” VS “과감한 돌파구 필요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연말 ‘골든크로스’를 달성한 후 2주 넘게 지지율 3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 연휴 전까지 승기를 잡아야 하는 ‘이재명 선대위’ 내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내에는 ‘과감한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진영과 ‘한 방 노리다 실점한다’는 세력 사이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주도 이슈’를 발굴해 이 후보를 박스권에서 탈출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계층·세대별 이익과 직결된 현재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중심으로 국민에 어필하는 현재의 선거 운동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는 것이다.

선대위 핵심 라인인 전략기획본부 등에서는 이 후보가 현재의 메시지·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 그룹 내에서는 “큰 기술을 걸다가 오히려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며 당 안팎에서 언급되는 새로운 ‘메가 정책’ 제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20일 “이번 대선 구도는 ‘네거티브 선거’와 ‘유권자 이익 선거’로 굳어진 상태”라며 “선거판을 주도할 새로운 대형 이슈도 없는 데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큰 기술’을 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녹음’ 내용이 공개된 점도 선대위의 기조 유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씨 통화 관련 보도와 야권의 이 후보 ‘욕설 통화’ 공세가 계속 맞물리면서 새로운 정책이나 메시지를 내놔도 유권자의 주목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논리다.

선대위 다른 관계자는 “설 연휴까지는 김씨 이슈로 갈 수밖에 없고, 이후엔 곧바로 대선 후보 토론이 벌어진다”며 “토론회 이후에는 야권의 단일화 이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메가 이슈를 낼 수 있는 타이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안전제일만 추구하다가 쭉 밀려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전략 그룹과 경기도 그룹이 최근 지나치게 ‘안전한 선거전략’만 추구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새로운 이슈를 발굴해야 할 시점에 ‘안정감’과 ‘꾸준함’만 강조하다 보면 자칫 중요한 반격의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도 최근 “또박또박 걷는 거로 충분한 게 맞나. 국면을 뒤집을 큰 전략 정책이 안 보인다”는 한 민주당 인사의 의견을 선대위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전날 “선대위 관계자도 참고하라고, 이런 의견도 있다고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선대위’에서 ‘콘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인사가 없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들이 실무에 묶여있다 보니 선거의 큰 그림을 보지도, 그리지도 못한다는 지적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017년 대선 당시 ‘광흥창팀’에는 임종석이나 양정철 같은 사람들이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각종 사안을 빠르게 정리하고, 큰그림을 그려 후보에게 제시했다”며 “지금은 후보가 선대위원장도, 선대본부장도, 콘트롤타워도 다 겸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다보니 후보가 선거의 전체적인 맥락을 읽을 수도 없고,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을 반전시킬 승부수도 내놓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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