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곤충 비위 상한다고? 밥 한 공기 추가요~ [꿍딴지]

음식 어디까지 먹어봤니? 난 곤충!
인턴기자들의 매출 톱3 식용곤충 시식기


“아악! 이게 뭐야!”

꿍미니의 자취방 냉장고 문을 연 친구가 내지른 비명이야. 꿍미니는 친구가 왜 비명을 질렀는지 알고 있어. 아마 ‘그것’을 본 거겠지….

꿍미니 집 냉장고에 고이 모셔져 있던 건조된 식용 곤충 원료야. 왼쪽부터 고소애, 쌍별 귀뚜라미, 꽃벵이야.

꿍미니네 집 냉장고에는 꿍미니가 최근 환경 다큐멘터리를 보고 자극을 받아 산 ‘식용 곤충’이 들어있어. 친구는 꿍미니에게 “야, 그걸 먹으려고? 비위도 좋다”라고 핀잔을 주지 뭐야. 뭐…. 곤충들의 ‘비주얼’이 그리 좋지는 않지.

하지만 ‘비위’ 하나 때문에 식용 곤충을 외면하기엔 우리가 처한 환경 위기는 너무 심각하고, 식용 곤충의 장점은 무척 많아.

육류를 많이 소비할수록 지구온난화 및 환경파괴가 가속화된다는 이야기는 한 번씩 들어본 적 있지? 전 세계가 식량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식용 곤충’이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곤충을 기르는 것은 소를 기르는 것에 비해 훨씬 적은 온실가스·암모니아를 배출한다고 해. 또 곤충을 기를 때는 사료, 물도 현저히 적게 들지. 더구나 곤충 사육은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도 않아.

그래서 네덜란드를 포함한 세계 여러 국가는 친환경적이면서도 미래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식품인 곤충에 주목하고 있다고 해!

곤충은 환경적인 가치만이 아니라 풍부한 영양에서도 중요한 식자재야. 식용 곤충은 소고기 같은 기존 단백질원과 비교했을 때 단백질 함량이 훨씬 높아.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는 식용 곤충을 ‘작은 가축’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지. 단백질 이외에도 칼슘, 철, 아연, 비타민, 무기질 성분 등이 풍부하고 불포화지방산 함량 또한 높아 영양학적 가치가 높은 식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어.

이렇게 온갖 장점을 겸비한 곤충이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게 사실이야. 이유가 뭐다? 압도적인 비주얼과 ‘과연 맛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지. 먹어본 자가 맛을 안다고, 민초(민트초코)와 따파(따뜻한 파인애플), 고수는 식용 곤충을 직접 요리해보고, 또 먹어보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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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을 곤충은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꽃벵이), 갈색거저리 유충(밀웜·고소애), 쌍별귀뚜라미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식용곤충 농가 평균 매출 ‘톱3’에 빛나는 곤충이지.

#곤충먹방 #가보자고 (왼쪽부터 고소애, 쌍별 귀뚜라미, 꽃벵이야)

우선 곤충 그대로를 맛보도록 할게. 처음 먹을 곤충은 고소애야.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고소애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

고소한 고소애!

고수 : 처음에는 고소애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어. 미어캣, 고슴도치 등의 동물들이 밀웜을 먹는 유튜브 영상이 떠올랐거든. 하지만 직접 먹어보니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어. ‘고소애’라는 이름이 붙여진 걸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지.

민초 : 고소애는 맛도 식감도 볶은 콩의 껍질을 먹는 느낌이야. 보통 건새우 맛이라고 표현하던데 건새우만큼 맛이 진하지는 않아. 팝콘 옥수수 껍질 맛 같기도 하다!

따파 : 안 매운 새우깡과 콩 맛의 중간 맛이었어. 맛 자체는 담백하고 고소해. 볶은 서리태를 씹는 식감이랑 비슷해서 그런지 곤충인지 모르고 먹으면 다들 볶은 콩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

이어서 꿍미니들은 쌍별귀뚜라미를 먹었어.

살짝 번데기 맛이 나는 쌍별귀뚜라미

따파 : 시장에서 파는 번데기 알지? 귀뚜라미는 번데기 맛이랑 비슷했어. 비주얼이 비호감이라서 그렇지 번데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 만해!

민초 : 맞아, 번데기 맛! 또 식감은 고소애에 비해 묵직하게 바삭한 느낌이었어.

고수 : 곡물 껍질을 씹는 듯했어. 그런데 귀뚜라미인 걸 의식하고 먹어서인지 날개랑 다리가 있는 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었어.

마지막으로 꿍미니들은 꽃벵이를 맛봤어.

맛이 진한 꽃벵이

민초 : 꽃벵이는 이 중에서 맛이 제일 진해. 약간 씁쓸한 맛이 날 정도로 엄청 진한 번데기 맛이야.

고수 : 개인적으로 번데기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꽃벵이는 번데기와 맛이 정말 비슷했던 것 같아. 그리고 입안에서 잔 맛이 오래 남는다고 해야 하나? 쌉싸름한 맛이 나더라고.

따파 : 나는 번데기보다는 마른오징어가 불에 그슬렸을 때의 맛이 났어. 식감이 딱딱했고 씹을수록 맛이 진하게 느껴졌어.

시식 결과, 꿍미니들은 만장일치로 고소애, 쌍별귀뚜라미, 꽃벵이 순으로 맛있었다는 결론을 내렸어.

꿍미니들은 곤충을 활용해 요리도 해봤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펴낸 ‘영양 만점 식용곤충요리’ 책을 참고해 꽃벵이와 고소애, 귀뚜라미를 듬뿍 넣은 계란말이를 만들었지.

'영양만점 식용곤충요리' 책에 나와 있던 '모둠곤충깻잎달걀말이' 레시피야. 쉽고 간단하니 다들 시도해 보면 어떨까?

고소애, 쌍별 귀뚜라미, 꽃벵이를 듬뿍 넣은 영양만점 계란말이야. 예쁘게 잘 만들었지?

민초 : 그냥 계란말이 맛! 계란 맛이 곤충 맛을 다 덮어. 그리고 직접 계란말이를 만들면서 느낀 건데 곤충을 먹는 것에 너무 거부감이 느껴질 때는 직접 요리를 해보는 것도 방법인 것 같아. 요리하느라 정신없이 곤충 만지고 하면 어느새 곤충에 대한 거부감이 싹~ 사라지니까!

따파 : 다코야키 위에 뿌리는 가쓰오부시 맛이 살짝 나고 식감도 비슷했던 것 같아. 먹어보니까 바삭바삭한 식감 좋은 계란말이던데? 곤충 10마리로 단백질이 풍부한 계란말이를 먹을 수 있으니 가성비 최고의 음식이지 않을까? 먹은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

고수 : 모르고 먹었으면 곤충이 안에 들어있는지도 몰랐을 것 같아. 만약 곤충 식품을 먹어보고 싶은데 망설여진다면, 계란말이 안에 넣어서 먹어보는 것을 강력 추천하고 싶어.

곤충 모양을 참을 수가 없다면? 분말 형태로!

이렇게 맛이 보장된 식용 곤충이지만, 분명히 곤충의 형태 때문에 못 먹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그러면 분말 형태로 요리에 활용하거나 우유나 물에 타먹는 것을 추천해.

꿍미니들은 고소애로 만든 과자를 먹어봤어. 쿠키와 누룽지인데, 꿍미니들의 요리 실력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이건 내돈내산으로 사 먹었지. 고소애는 특유의 고소한 맛 때문에 과자 만들기에 자주 활용되는 곤충이래.

고소애 분말을 넣어 만든 무화과 쿠키(위)와 누룽지(아래)야. 쿠키에 보이는 검붉은 무늬는 곤충이 아니라 무화과라는 점!

민초 : 확실히 곤충 모양이 안 드러나서 그냥 일반 쿠키 같아. 누룽지도 그냥 누룽지 맛이고.

고수 : 난 처음에 곤충으로 만든 누룽지라길래 먹기 싫어했었는데 한 번 먹고 나니 계속 손이 가더라고. 왜 고소애가 곤충 식품 중 판매 1위인지 알게 됐어.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어.

따파 : 시중에 파는 수제 쿠키 맛이야.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으니까 곤충에 대한 인식만 바뀌면 엄청 잘 팔릴 것 같아. 누룽지가 제일 외형적으로 거부감이 덜 들었던 것 같아. 사실 누룽지는 맛있어서 더 먹은 건 안 비밀~

꿍미니들은 즉석에서 곤충을 빻아 가루 형태로 만든 후 우유에 타 먹어 보기도 했어.


따파 : 다리가... 보이네? 난 오히려 이게 어려웠어. 시리얼 먹고 맨 마지막에 남은 우유 맛이야. 둥둥 떠다니는 귀뚜라미 다리가 눈에 보인 후로는 손이 잘 안 가더라고….

고수 : 나는 오히려 분말 형태로 우유에 타 먹으니까 거부감이 덜했어. 그냥 마셔버리면 되니까?

민초 : 우유에 소금 탄 맛이 나. 식감은 미숫가루 탄 것처럼 조금 텁텁한 정도. 우리가 직접 빻아서 분말이 조금 굵게 나왔는데 시중에 파는 곤충 분말은 되게 곱게 갈린 것 같더라고. 분말을 사 먹는 경우엔 텁텁한 느낌도 덜할 것 같아.

만병통치약, 탈모부터 암 예방까지

고소애, 쌍별이, 꽃벵이의 영양성분 표. 농촌진흥청 자료 참고.

우리가 먹은 고소애, 쌍별이, 꽃벵이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고소애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데 그중 불포화지방산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해. 쌍별이는 필수아미노산을 비롯해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분지아미노산이 풍부해.

또 꽃벵이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어. 꽃벵이에서 인돌알칼로이드 성분이 추출됐는데 혈전 치유와 혈행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

이렇게 영양만점에 환경에도 좋은 식용곤충! 한 번 먹어보지 않을래?

김미진 인턴기자
박채은 인턴기자
한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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