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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 살처분 결정에 놀란 홍콩, 반려동물 해외 피신 러시

1인당 3000만원… 6~7명 모이면 전세기 1대 띄워
“홍콩인들이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전세기 대여”

AFP연합뉴스

최근 홍콩 방역당국이 2000여 마리의 햄스터를 살처분하자 놀란 홍콩인들이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 외국으로 가기 위한 전세기를 구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20일(현지시간) 반려동물을 키우는 홍콩인들이 돈을 모아 전세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로 코로나’의 일환으로 일반 항공편이 막히자 전세기를 구해 반려동물과 함께 외국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세기 중계업체 에어차터서비스의 크리스 필립스 반려동물 담당은 “최근 전세기 수요가 엄청나다”며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홍콩인들이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빠져나가기 위해 모임을 만들어 전세기 대여에 나섰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여행∙이민 사업체인 도그익스프레스도 최근 반려동물 전세기 3편 예약이 끝났다. 탑스타스에어는 “다음 달 반려동물 7마리와 소유주 6명만 태운 런던행 항공편이 출발한다”고 밝혔다.

아네트 쉬르머 홍콩중문대 교수도 “오는 5월 강아지 셋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홍콩을 떠나 유럽으로 이주하기 위해 전세기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여성이 홍콩 샤틴 지역의 뉴 준주 사우스 동물 관리 센터에 들어가기 전 햄스터 우리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세기를 마련하는 것도 어렵지만, 비용 역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FT에 따르면 홍콩인들은 1인당 약 20만 홍콩달러(약 3000만원) 안팎으로 금액을 지불하면서 6~7명이 전세기 한 대를 띄울 수 있다.

펀데일켄넬&캐터리의 스티브 페비 수석 컨설턴트는 “대형견에 속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한 마리를 데리고 영국으로 가는데 15만 홍콩달러(약 2300만원)가량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보호장비를 착용한 야생동물 관리관이 거리를 걷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홍콩 방역 당국은 지난 16일 햄스터 등 설치류를 판매하는 애완동물 가게 직원이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조사에 나선 어업농업자연보호부는 이 가게의 햄스터 11마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발견해 햄스터를 감염원으로 추정했다.

이에 홍콩 방역당국은 햄스터에서 사람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예방적 조치로 홍콩 내 2000여 마리의 햄스터를 살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또 햄스터 가게에 다녀간 손님 150명에 대해서도 격리를 명했다.

이 같은 방역당국의 결정에 동물보호단체와 동물 애호가들이 “성급하고 가혹하다”며 반발했지만, 홍콩 정부는 “방역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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