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미니스톱’ 인수…편의점 업계 지각변동 생기나

CU-GS25-세븐일레븐, 굳어지는 3강 체제…격차 벌어진 이마트24


롯데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편의점 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세븐일레븐이 1, 2위를 다투는 CU, GS25와 격차를 좁히며 3강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니스톱 인수가 시장에 큰 변화를 주는 대신 점포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23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롯데는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가격은 3133억6700만원이다.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미니스톱 2600여개 점포와 12개 물류센터가 롯데로 넘어간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1만1173개 점포(지난해 말 기준)에 미니스톱 점포 2600여개를 더해 1만3700여개 점포로 몸집을 키우게 된다.

세븐일레븐은 이로써 점포 수 기준 1위인 CU(1만5700개), 2위 GS25(1만4500개)를 단숨에 바짝 따라잡게 됐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점포수가 곧 경쟁력이다. 미니스톱 인수로 점포수를 단번에 늘리면서 규모의 경제를 가져가면 고정비와 인프라 활용 등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점포수 확대에 따른 물리적 시너지가 예상된다.

롯데는 미니스톱의 강점으로 시장 초기에 우수한 입지를 선점한 것과 경쟁사 대비 넓은 점포 보유를 꼽았다. 미니스톱이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즉석식품을 판매하면서 식문화를 선도한 점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최근 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추세다. 미니스톱이 가진 즉석식품 판매 노하우가 세븐일레븐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일단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이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것에 기꺼이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가맹 계약이 오래된 점포는 간판을 바꾸는 것과 관련해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아 강요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가맹점주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추가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첩 점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점포 간 50~100m 안에 같은 브랜드 점포를 신규 출점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대체로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이에 어긋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미니스톱이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꿔서 다는 것에 대해 기존 세븐일레븐 점주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븐일레븐은 유형 확대를 통해 물리적인 시너지를 얻게 됐다”면서도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의 화학적 결합에는 여러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니스톱 2600여개 점포 중 일부는 계약 기간이 끝나면 세븐일레븐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집토끼’를 지키는 게 세븐일레븐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편의점의 본사와 프랜차이즈 재계약률은 업계 추산 80% 이상이라, 기존 가맹점주의 이탈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KT강남점에 와인 전문 콘셉트숍을 열었다. 와인스튜디오 내부 모습. 세븐일레븐 제공

한편 이번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이마트24(점포수 5800개)는 3위 세븐일레븐에 크게 뒤처지는 4위에 머물게 됐다. 이마트24는 대규모 신규 출점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빠르게 점포를 확대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신세계그룹 자회사 이마트24, 식자재 유통기업 넵스톤홀딩스,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이번 인수전에서 미니스톱 적정 매각금액을 2000억원대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롯데그룹은 3000억원 이상을 제안해 우선인수협상대상자가 됐다. 롯데는 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온 2018년 매각 금액으로 4000억원을 제시했으나 최종 결렬됐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가 바짝 도약할 동력을 새롭게 얻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편의점 업계의 경쟁 구도가 현 상황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잖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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