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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운전자 바꿔치기’ 천기범, 선수생명 기로

KBL 54경기 출전정지, 구단 자체징계 더하면 2년 여 코트 못 설 듯

음주운전 사고에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까지 적발돼 입건된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천기범이 한 시즌 출장정지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구단 자체징계가 더해질 경우 두 시즌 넘게 코트에 서지 못할 수 있어 선수생활의 기로에 서게 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2일 재정위원회를 열어 천기범에게 54경기 출전정지, 제재금 1000만원 및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을 명령했다. 또한 최근 1년 사이 두 차례 음주운전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삼성 구단에도 경고 및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천기범은 재정위에 출석에 앞서 “제가 잘못했기 때문에 반성하고 있고,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KBL 측은 “공적 인물인 프로 선수들의 윤리문제, 특히 음주운전과 약물복용, 승부조작, 폭력 등에는 철저히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인천 중부경찰서는 천기범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천기범은 지난 19일 밤 인천 영종도의 한 도로에서 차량을 계단에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출동한 경찰에는 조수석에 동승한 지인 A씨와 함께 “대리운전 기사가 사고를 내고 도망쳤다”는 취지로 허위진술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출동 당시 천기범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지난해 4월에도 소속 선수 김진영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김진영은 KBL로부터 정규리그 27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700만원,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이와 별도로 구단에서도 54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사회봉사 240시간의 자체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삼성은 천기범에게도 자체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안 그래도 리그 최하위(7승 26패)로 갈 길이 바쁜 삼성은 천기범 악재까지 터지며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22일 전주 KCC전에서도 70대 85로 대패하며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중앙고 시절 천재 가드로 불리던 천기범은 2016년 10월 KBL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서울 삼성에 지명됐다. 프로에서는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고교시절이던 2012년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대회에서 부원 6명, 교체선수 부상으로 실제로는 5명에 불과한 스쿼드를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만화 같은 스토리로 농구팬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아왔다.

부산중앙고의 기적 같은 전국대회 도전은 현재 인기리에 연재 중인 웹툰 ‘가비지타임’의 실제 모티브가 됐다. 최근 ‘기억의 밤’ ‘끝까지 간다’의 장항준 감독과 ‘킹덤’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 부부가 당시 부산중앙고 농구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리바운드(가칭)’ 제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천기범의 음주운전 사고로 악재를 맞게 됐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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