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에 빠진 딸, 당신이라면…영화 ‘인어가 잠든 집’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원작
삶의 의미, 뇌사와 장기 이식을 둘러싼 고민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딸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아빠 가즈마사(니시지마 히데토시, 오른쪽)와 엄마 가오루코(시노하라 료코). 콘텐츠패밀리 제공

어느 부모에게나 자식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수영장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딸 미즈호, 의사는 의식을 회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 고민 끝에 장기기증을 결심했지만 마지막 인사를 하는 순간 딸의 손이 움찔한다. 엄마 가오루코(시노하라 료코)와 아빠 가즈마사(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놓지 않기로 한다.

IT 기업을 운영하는 가즈마사는 회사 연구원 호시노(사카구치 켄타로)가 개발한 브레인머신인터페이스(BMI) 기술을 딸에게 적용하기로 결심한다. 뇌사 상태에 있는 딸은 전기로 척추 근육을 자극하는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 인공호흡기 없이 숨을 쉬고, 팔다리뿐만 아니라 표정을 움직일 수도 있게 된다. 의식이 없지만 근육이 유지되고, 머리카락이 자란다.

가즈마사(가운데)는 자신이 운영하는 IT회사의 연구원 호시노(사카구치 켄타로, 맨 왼쪽)가 개발한 기술로 의식이 없는 딸의 몸을 움직이게 한다. 콘텐츠패밀리 제공

딸이 다시 움직일 수 있다고 믿게 된 가오루코의 집착은 심해진다.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미즈호를 보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동생 이쿠토는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누나에게 공포를 느낀다. 가즈마사는 심장병에 걸린 지인의 딸이 장기기증을 받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딸의 연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인어가 잠든 집’은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데뷔 30주년 기념해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절절한 모성애를 그리는 동시에 뇌사와 장기 이식을 둘러싼 의학적, 도덕적 논쟁을 통해 삶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다. 소설은 일본에서 발표 한 달 만에 27만부가 팔려나갔다.

미즈호는 첨단기술의 도움을 받아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성장한다. 콘텐츠패밀리 제공

작가의 다른 소설 ‘천공의 벌’을 영화화해 호치 영화상 감독상을 받은 츠츠미 유키히코가 연출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딸에 대한 사랑과 이성적인 판단 사이에서 고뇌하는 아빠로 분했다. 동명의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한 ‘써니’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시노하라 료코가 엄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오는 28일 개봉.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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