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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추경 늘리자고 말만 번지르르… 재원 방안 ‘엉터리’

‘상습 추경’ 대출금리·소비자물가 상승 부채질
국회에서 추경 증액 이뤄질지 ‘촉각’
청와대·정부는 증액에 반대


여야의 대선 후보 모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35조원 이상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납득할 만한 재원 마련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양당 후보가 언급한 재원 마련안도 분석해보면 엉터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복되는 ‘상습 추경’이 대출금리·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채질해 되레 서민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아예 고려되지 않는 모습이다. 일단 돈부터 풀고 보자는 식의 선심성 증액 경쟁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여야는 정부가 마련한 14조원의 추경안 증액에는 한목소리로 찬성했다. 다만 증액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타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일단 35조원을 신속하게 편성한 뒤 재원 마련 방안은 차기 정부에 맡기자고 주장했다. 당장 국채 발행을 한 뒤 새로 들어서는 정부에서 본예산 지출 구조조정을 할지 아니면 그때 가서 국채 발행한 것을 그대로 둘지 정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최근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 발행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 자체가 정치적 논쟁을 유발하고 실현 가능성을 줄인다”면서 “세부적 내용은 다음에 초과 세수가 충분히 더 발생하니 그때 가서 판단하면 충분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정부는 이 후보가 ‘국채 발행’을 전면에 내세우면 부담스러우니 ‘다음 정권에 맡기자’는 식으로 에둘러 표현했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문재인정부 첫해인 2017년 660조2000억원 규모였던 국가채무가 5년 사이 400조원 넘게 불어난 점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세출 구조조정’을 재원 마련 방안으로 내세웠지만 이 역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세출 구조조정은 일반적으로 집행이 부진하거나 성과가 미흡한 사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본예산이 어느 정도 집행된 시기가 돼야 사업별 구조조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줄이겠다는 것인지 구체성도 부족해 보인다. 여야가 깎으려는 예산이 서로 완전히 다를 가능성이 큰 만큼 구체적인 사업과 예산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증액 가능성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양당 후보 모두 돈을 더 주겠다는 얘기만 할 뿐 대출금리·물가 상승 등 부작용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을 편성하면서 11조3000억원 상당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했다. 2020년부터 이번 추경까지 7차례에 걸친 추경 중 6번이 국채를 재원으로 삼았다. 상습적인 국채 발행은 국채 금리를 상승시킨다. 지난 13일 1.953%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1일 기준 2.132%까지 뛰어올랐다. 국채 금리 상승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자영업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지난달 기준 3% 후반을 달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규모가 더 늘어나면 유동성이 커져 물가 우려가 커진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애초에 연초 추경을 하자는 것부터 부적절했다”며 “국채를 찍어서 돈을 주는 것은 재정 운용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고 금융 시장에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비판했다.

각종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여야는 24일 국회에 제출되는 정부의 추경안을 어떻게든 더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3일 “35조원까지는 어렵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증액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여야의 증액안에 모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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