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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 방역패스 ‘집단 소송’ 움직임…이번엔 대구

대구에서도 방역패스 반대소송
소송 늘어나면 ‘방역 혼선’ 우려도

지난 18일 방역패스가 해제된 서울 소재 학원 모습. 연합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한 반발 기류가 지방까지 확산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하며 각 지역에서도 도청이나 시청 등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번엔 대구에서 방역패스를 반대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인 도태우 변호사는 24일 대구지법에 방역패스 반대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를 상대로 한 이번 소송에는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에 방역패스 반대 소송을 낸 조두형 영남대 의대교수를 비롯해 지역 청소년과 학부모 등 30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행정소송과 함께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도 변호사는 “지자체 고시 내용은 보건복지부 조치와 거의 동일하지만, 문서 형식상 요건을 들어 보건복지부 조치가 행정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결정이 내려져 지자체별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도 변호사와 조 교수 등은 지난해 원고 1023명을 대리해 서울행정법원에 백신패스 반대 행정소송을 내면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지난 14일 “상점·마트·백화점은 이용 형태에 비춰볼 때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백신 미접종자들의 출입 자체를 통제하는 불이익을 준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며 서울 소재 상점·마트·백화점에 방역패스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집행정지 신청 일부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법원 결정으로 서울 시내 3000㎡ 이상 상점·마트·백화점에 적용한 방역패스 조치의 효력이 정지됐다. 12∼18세 청소년에 대해서는 17종 시설 전부에서 방역패스의 효력도 멈췄다.

법원은 방역패스 정책을 실제로 ‘시행’하는 주체를 정부가 아닌 서울시장으로 판단했다. 원고 측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서울시를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보건복지부가 각 시도에 방역패스 관련 조치를 시행하도록 한 행위, 즉 ‘지휘’한 행위는 행정소송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정부는 12∼18세의 코로나19 확진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청소년 방역패스를 유지하기 위해 즉시 항고에 나섰고, 원고 측도 실내체육시설 등에 대한 추가 방역패스 해제를 주장하며 항고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의 방역 조치에 맞서는 소송이 늘어나면 ‘누더기 방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불만이 제기되는 부분만 놓고 소송이 제기되면 방역 정책에 혼선이 빚어지고 감염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향후 당사자들이 불복해 항고하면 논란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백신과 관련한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며 신뢰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각 지자체에서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방역패스는 물론, 영업시간 제한 등의 효과에 대해서도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놔야 한다”며 “정부를 불신하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소송을 남발하게 될 텐데 이는 아주 큰 (사회적) 낭비”라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과학적 근거와 소통이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청소년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에 조사한 접종 이득 연구 결과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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