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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간 탈레반, 첫 ‘서방 외교’…합법성 인정 논란

탈레반 “정부 인정 절차”
노르웨이 “합법 인정과 별개”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 대표단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인근 가르데르모엔 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탈레반은 노르웨이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과 23~25일 오슬로에서 릴레이 회담을 가지고 아프간의 인권과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지난해 8월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처음으로 서방 국가를 공식 방문해 대화를 시작했다. 이번 방문에 따라 국제사회가 탈레반을 아프간 합법 정부로 인정할지를 두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 외신은 아미르 칸 무타키 외교부 장관이 이끄는 탈레반 대표단이 2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호텔에서 아프간 여성 운동가, 언론인 등과 만나 인권과 인도주의적 지원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이를 시작으로 24일 미국, 프랑스, 영국, 25일 노르웨이 등 서구권 국가와 릴레이 회담을 가진다. 탈레반은 국제사회에 미국 측에 동결된 자국 자산 100억 달러(약 11조9000억원)에 대한 동결 해제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서방 국가들은 아프간 여성 인권 보장을 최우선 의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또 탈레반이 아프간 소수민족들에 대한 탄압을 멈추고 권력을 분점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질 전망이다.

첫날 일정을 마친 탈레반은 곧바로 이번 방문을 통해 이뤄질 회담이 국제사회가 탈레반을 아프간 정부로 ‘인정’하는 과정이라고 자평했다. 탈레반 대표단의 샤피울라 아잠 외교부 경제협력담당관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로서 공식 인정받는 절차”라며 “이런 초청, 소통 등을 통해 아프간 정부에 대한 유럽·미국의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탈레반을 초청한 노르웨이 정부는 탈레반의 합법 인정은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노르웨이 외무부 밖에서는 시위자 200여 명이 모여 외교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탈레반과의 공식 회담을 추진한 노르웨이 정부를 비판했다. 아프간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포함된 시위대는 탈레반을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했다.

아프간은 탈레반 집권 후 물가 상승, 실업 폭증, 기근 등으로 인해 경제 질서 붕괴에 직면했다. 유엔은 100만명에 달하는 아프간 어린이들이 굶어 죽을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인구 90% 이상이 빈곤선 아래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에서는 여성에 대해 여전히 교육, 외출, 취업 등에서 제약이 가해지고 있고 언론 탄압이 만연한 상황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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