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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 “고의·중과실 없으면 중대재해처벌법 면제해야”

24일 충남 천안시 신진화스너공업 공장에서 근로자가 업무를 하는 모습.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현장 근로자의 고령화입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산업재해에 따른 사망자 중 70% 이상이 50대 이상입니다. 산업현장 고령화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아무리 엄격하게 시행해도 사고를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김창웅 건설기계정비협회장이 24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는 이날 충남 천안의 금속 부속품 제조업체인 ㈜신진화스너공업에서 중소기업계 대표들과 함께 현장 의견을 전했다.

주보원 노동인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무조건 처벌 강화가 능사라고 생각하는 법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현장 상황을 전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했다.

중소기업계는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 면책 가능한 조항 신설’을 국회에 요구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1년 이상 징역, 10억원 이하 벌금형’을 처벌 규정으로 정해 놨다. 일각에서는 형사처벌 규정이 강한 편인데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 면책 규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도 이 점을 가장 우려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보완이 시급하다”며 “최소한 정부 컨설팅 등을 활용해 안전관리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한 중소기업의 경우, 의무이행 노력에 대한 적극적인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줄 왼쪽 3번째부터) 이호석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공동위원장, 주보원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공동위원장, 정한성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24일 충남 천안 ㈜신진화스너공업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대표들은 법을 철저하게 준수하기 어려운 현장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제시하는 의무사항을 개별 현장에서 이해하고 적용하는 게 쉽지 않고, 이와 관련한 전문 인력도 부족한 데다, 안전보건시설을 확충하는 비용 마련도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보원 위원장은 “사업주의 의무사항을 모호하게 규정해 놔서 많은 중소기업이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소기업의 시설개선과 전문 인력 채용에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호석 노동인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 등을 지나오면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계는 사람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재해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국회, 정부, 근로자의 적극적인 협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로자들 또한 스스로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한성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사용자가 충분히 조치했는데도 작업자 부주의로 생기는 사고가 60~70%라고 한다”며 “사업주와 근로자가 같이 줄여나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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